그립다는 말
-제42차 사전학회 학술대회 참석 후
시간의 단절이 전제되는 말, 그립다.
그리웠던 이를 만나 뒤돌아서면 다시 만날 때까지 마음에 사는 말, 그립다.
그럼에도 아무 힘이 없는 말, 그립다.
그리웠던 이를 만나고 돌아온 날이면 함께했던 시간에 환히 불이 켜지는 말, 그립다.
그러나 그뿐인 말, 그립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대상이 변했음을 전제로 하는 말, 그립다.
갈 수 없는 고향과
만나지 못하는 가족과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이 필숫값인 말, 그립다.
그래서 눈물이 따라오는 말, 그립다.
그리고 오늘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마음에 환히 불을 켤 말,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