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29. 이후 글쓰기의 구심점을 잃었다. 기껏해야 신변잡기에 불과한 이야기만 쓰고 있었다. 삶은 원래 자질구레한 것이지만 그 속에서 제 나름의 의미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의미를 찾는 일이 한없이 무겁다. 무겁고 무거워 일어설 수가 없다.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 말 속에 갇히고 참사 속에 갇혔다.
아마도 2022. 10. 29. 이후 구글 트렌드에는 '압사',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할로윈', '핼로윈' 등이 관련 주제와 검색어로 뜨고, 시간 흐름에 따른 관심도와 하위 지역별 관심도가 급격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게 될 것이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역시 2022. 10. 29. 이후 이들 단어의 연도별, 월별 언어 추이가 굵은 막대 그래프를 그리게 될 것이다. 각종 언론 보도와 에스엔에스(SNS), 유튜브 영상이 희생자의 망령처럼 떠다니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므로.
나는 2022. 10. 29. 이후 거대 무기력증에 완전히 잠식되었다.
156개의 심장이 길에서 차갑게 죽었다. 해밀턴 호텔의 폭 5미터 서쪽 통로에서 오도 가도 못한 채 돌연 멈췄다. 뜨겁게 숨 쉬던 156명의 사람이 세상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안온한 일상이 2022. 10. 29. 이후 강제 종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