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다, 선물(뿌리와 날개)

부모가 자녀에게 주어야 할 선물

by 로라

몇 달을 몸과 마음이 가는 대로 쉬다 보니 일이 없는 것도 제법 괜찮은 것 같은데요.

대낮에 앉아서 한가로이 커피 마시고 유튜브도 보고 하는 것이 어색하지가 않아요.

처음에는 힘들어서 죽을 것 같더니 놀라운 변화는 시간을 품고 소복이 내 어깨에 내려앉아서 제법 긴 시간을 아무 생각 없이도 지낼 수 있게 되었네요. 오랜 시간 직장생활을 하다가 잠시 방황 후 이 자유를 즐길 수 있게 되는 데는 딱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흠~ 6개월 정도면 새로운 생활이 익숙해진다는 거지?

종종 그냥 유튭이 데려다주는 대로 알고리즘 따라 마구잡이로 보았더니 온갖 잡지식들, 알지 않아도 좋을 정보도 있고 다양해요.

방송이란 것이 시청률 위주다 보니 연예인의 신변잡기라던지

자극적인 결혼 생활로 인한 이혼 고충 상담 등이 난무한지라

어떨 때는 요즘 시대에 가정을 이루고 산다는 것이

부모가 된다는 것이 큰 난제인 것 같게 보이거든요.




근데 최근에 본 유튜브 중에 정말 마음에 감동이 일어난 영상이 있어서 몇 번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다큐인사이드에서 나온 "인생정원" 일흔둘, 여백의 뜰이라는 동영상이에요.

서울대 교수를 퇴임하신 괴테연구학자 전영애 선생님 이야기인데요

무엇에 홀린 듯이 빠져들어가서

그분의 살아오신 궤적, 삶을 마주하는 담담함에서 여백이 느껴졌고

아이들 다 키우고 이제 마주하는 노년으로 들어가는 삶에서 좋은 모델링이 되어서 참 좋았습니다.

진정한 부모의 자세가 저런 자세 아닐까 하는 잔잔한 감동이 가슴팍에 촉촉이 젖어들었답니다.


괴테가 한 말 중 ~

부모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두 가지 선물은 무엇일까? 하는 내용이었어요.

요즘 세태 같으면 건물? 아파트?라고 말할지도......

부모에게 한몫을 받는 것이 자신이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로또 같은 금액이고 부모의 지원을 얼마를 받는가가 결혼생활에서 상대적 비교우위에 있기 때문에 정말 요즘은 건물이나 아파트가 부모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두 가지 선물 "날개"와 "뿌리"


20200502_155322 (1).jpg 바람을 따라 스스로 날아가 멀리멀리 자리 잡는 민들레 홀씨같이


성인이 되어서 마음껏 자신이 원하는 삶을 탐색하고 훨훨 날아갈 수 있는 날개와

자신이 진정 사랑받았던 부모의 "뿌리"를 물려줄 수 있는 두 가지 선물이라니.

어쩌면 구속하고 물질적인 삶에 충실한 부모들에게는 뒤통수가 띵한 이야기였습니다.

부모로부터 받았던 그 무조건 적인 사랑과 믿음은 나의 든든한 뿌리가 되어서

나쁜 마음, 나쁜 일로 한 발짝만 더 나아가면 끝인 그 벼랑 끝에서 물러서게 하는 힘이 된다고요.

교수님도 어릴 때 받았던 그 부모님의 사랑과 생활모습에서 배운 가치와 태도가 지금의 자기를 있게 하는 뿌리였고

또 원하는 것은 언제든 지지해 주신 그 사랑이 날개가 되어 평생 살아왔다고......


평생을 아이들 가르치는 일에 종사한 나로서는 참 가슴깊이 박히는 언어의 힘이었습니다.

부모는 예쁜 옷, 비싼 물건, 좋은 아파트에서 살게 하고

아이들의 모든 의사결정을 부모들이 결정함으로써 심지어 자신의 삶이 트루먼쑈 같은 느낌으로 살아가는 상황 같은 웃지 못할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현실에서

깊고 진지한 한방의 교훈이었어요.


인생의 저울이 무게중심조차 서서히 아이들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느낍니다.

어릴 때 그들의 의견보다 부모의 의견으로 인생의 방향을 조절했다면 이제 자식들이 나의 앞에서 뒤돌아보지 않고 앞장을 서서 나가는 그런 주도적인 느낌요.

그들이 인생의 황금기에 마음껏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그들이 담담히 걸어 들어가 자신 앞에 주어진 일들을 무소의 뿔처럼 헤쳐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 쭉 밀어주어야 하고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주어야지요.

그리고

그들이 돌아와 자신의 뿌리를 기억할 수 있도록 단단히 옹이를 붙잡고 있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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