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인데도 온몸이 결린다.

외모와 육신은 별개인가 보다.

by 로라


장마도 아닌 것이 장마코스프레를 하고 있네요.

올해는 장마기간에는 오히려 찔끔찔끔 가습만 더해주어서 열찜질을 시켜주더니

사실이지 장마도 게릴라 식 호우인지 같은 지역 내에서도 어느 지역은 쏟아붓고 어느 지역은 쨍쨍하니

이 작은 땅덩어리 나라에서 이렇게 다를 일이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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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릇푸릇 젊은 시절 이런 날은,

한결 센티해져서 정말 혼자 폼을 잡고 했어요.

빗소리는 어찌 이리 심금을 울리는지 그냥 영화 포스터처럼 처절하게 비를 맞고 걸어도 좋은 그 마음요.

가만히 귀 기울이면 내리는 빗소리에 아주 심취하기도 했었고요.

누구하나 봐주지도 않으나 나의 마음은 영화포스터의 비련의 여배우였을지도.


누구나 버스를 타고 한없이 힘들게 다니던 시절에는 저는 버스 정류장에서 집까지 꽤 길고도 긴 길을 걸어가야 했어요. 그때는 누구나요.

버스 정류장에는 이런 기회를 노리고 우산을 씌워주기 위해 연애의 작업장에 등장하는 분들도 있었으니

어느 날 사촌오빠가 우산을 들고 한없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긴 고갯길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고는

부끄러워서 비 오는 데 멀리 돌아오던 생각이 납니다.

그 오빠는 사촌 여동생이 작업우산남 오빠가 부끄러워서 돌아다닌 것을 아마 영원히 알 수가 없었겠지요.


이제는 센티한 감정은 무슨 그저 퇴근길 지하철 탈 걱정으로 빨리 퇴근할 마음이 먼저 생기고

출근길이면 이 난국을 어쩌지? 하면서 밤새 뒤척이기도 합니다.

비가 오락 가락 하는 요즘 출근걱정, 퇴근걱정만 하게 되네요. 몸도 찌푸뚱하고 출근만 아니면 이불 칭칭 감고 침대에 바짝 붙어 살 기세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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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이 없나 보다 나이 들어 그런가 하여 보지만 몸은 어느새 빗물에 축 쳐 져서 감성이고 뭐고 머리만

도리질해봅니다.

저는 젊은 시절 '어찌 사람이 60까지 살지, 그냥 죽고 말 거야~'이런 망발했었는데

어느새 그 벌판에 서서 생각해 보니

아~ 외모는 염색도 하고, 피부과도 가고 화장품도 좋아지고, 옷도 사 입고

어느 정도 보정이 되는데 육신은 안 그렇네요.

아프고, 병생기고

모이면 대화주제가 모두 두 가지 원을 뱅뱅 그립니다.

먼저, 자기가 그동안 어디가 아팠는지 어느 병원을 다녔는지 무슨 약이 좋았는지 한 번씩 쭉 돌고 나면

헤어질 때가 되면

어김없이 안 아프고 살려면 어떻게 해야는지, 어디에는 뭐가 좋은지 이야기가 돌게 되네요.




그런데 이것이 뭔 일입니까?

" 우리 청년이야~ 청년"

이런~~~~~~ UN이 발표한 새로운 연령구분을 보니 허걱

저.... 청년이지 말입니다.

아래 표 보세요.

저 선명한 "YO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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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온몸이 쑤시다고 결린다고 누워있을 나이가 아니군요.

장마 같은 저기압에 누워있고 싶고 관절 쑤신다고 할 때가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좀 심한가?

18세랑 같이 65세가 있으면 환갑이고 성년식이고 다 필요 없다는 뜻이네요.

심지어 66세에서 79세가 되어야 중년이라니 아직 팔팔할 나이네요.

아니 팔팔해야만 하는 의무감이 생겼어요.

유엔이 정한 거면 다 따라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픈 이야기로 점철되어서 돌아가면서 아픈 이야기 하던 우리들 모임.

그런데 청년들끼리 모인 이곳에서 아픈 이야기 하면 안 되지~ 하면서 벌떡 일어납니다.


에구구~ 결리네요.

청년인데도 결립니다.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고요.


이미지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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