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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보 Jul 27. 2022

슬픔이 없으면 감사도 없다



지난 금요일 밤, 당신들은 특별한 생명을, 내 일생의 사랑을, 내 아들의 엄마를 앗아갔다. 그러나 나는 당신들에게 분노하지 않겠다. 나는 당신들이 누군지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다. 당신들은 죽은 영혼일 뿐이다. 나는 내 분노를 당신들에게 선물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들이 원하는 대로 분노하고 증오하는 것은 당신들과 똑같이 무지에 굴복하는 것일 테니. 


내가 두려워하고, 같은 나라의 국민들을 불신의 눈으로 바라보고, 안전을 위해 자유를 희생하기를 바라겠지만, 당신들은 실패했다


물론 나는 애통함으로 산산조각 났다. 이 작은 승리는 당신들에게 양보하겠다. 하지만 그 승리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나의 아내가 매일 우리와 함께할 것이며, 당신들은 결코 갈 수 없을 자유로운 영혼들이 있는 천국에서 다시 만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아들과 나, 우리는 두 사람뿐이지만 이 세상의 어떤 군대보다도 강하다. 더 이상 당신들에게 쏟을 시간이 없다. 낮잠에서 깨어난 아들 멜빌에게 가봐야 한다. 우리는 평소처럼 함께 놀 것이다. 그리고 이 어린아이는 평생 동안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아 당신들에게 수치심을 안겨줄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들은 이 아이의 분노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번이라도 모든 걸 걸어본 적 있는가 수록 - 저자 전성민>.



위 글은 2015. 11. 13. 파리 바타클랑 극장 테러로 인해 아내를 잃은 앙투안 레리스가 테러범들에게 쓴 편지이다.


위 편지글은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가는 모습을 담아낸 것으로, 어려움을 겪더라도 희망을 갖고 긍정적 사고를 하게 되면 반드시 좋은 일이 올 거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우리 인간들은 과연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뤄야만, 진정한 인간이 될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또 아무렇지 않게 시간 속에서 아픔을 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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