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탕수육이 2시간 넘어서 왔다면 환불이 가능할까?

4-2. 나만 몰랐던 민법: 채권쿠폰의 다양한 종류와 채무불이행의 개념

by 민법은 조변

안녕하세요.

'나만 몰랐던 민법', '조변명곡', '조변살림&조변육아'를 쓰고 있는 조변입니다.


지난번 채권법 파트 첫 번째 글에서는 '채권법의 견적'을 잡아봤습니다.


채권법은 민법총칙, 물권법에 비하여 어렵지 않습니다. 공부할 분량이 많지만, 어렵지 않기 때문에 차분히 조금씩 이해하다 보면 채권법 공부도 어렵지 않게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채권쿠폰의 여러 종류'를 먼저 살펴본 후, 채권법에서 매우 중요한 '채무불이행'의 개념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채권의 목적과 채권의 다양한 종류


채권의 목적: 채권의 내용으로 어떠한 것들을 담을 수 있는가?



물권쿠폰은 "물권메뉴판"에 있는 내용만 이용할 수 있지만, 채권쿠폰은 위에 보이는 빈칸은 모두 채울 수 있는 자유로운 쿠폰입니다. 조금 어려운 말로는, 물권의 목적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 그런 채권의 목적은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채권이 목적"은 채권에 담기는 '내용물'로 이해하시면 어렵지 않습니다. 가장 빈번한 내용물은 "돈"입니다.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돈"의 지급을 요구하는 채권을 "금전채권"이라고 합니다(아래 참조).



그리고 채권쿠폰의 내용물로 "돈"이 아니라 어떠한 "물건"이 될 수도 있습니다. "돈"이 아닌 "물", "술", "폰", "집" 등 동산도 부동산도 모두 채권의 내용물이 될 수 있습니다(아래 참조).



또한, "돈"도 아니고 "물건"도 아닌 어떠한 "행동"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노래 부르는 행동", "악기를 연주하는 행동", "재미있는 강의를 하는 행동", "설거지를 하는 행동", "청소를 하는 행동" 등 어떠한 행동도 채권의 내용물로 담아서 요구할 수 있습니다(아래 그림 참조).



민법 제373조에서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것도 채권의 내용물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 조문은 민법 제103조와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민법 제103조에서는 법과 윤리 등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쿠폰발생행위(=법률행위)는 그 자체가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발생된 권리쿠폰도 무효가 됩니다. 따라서, 폭탄테러를 하도록 하는 채권, 부탁살인(청부살인)을 하도록 하는 채권도 무효가 됩니다. 아래 그림과 같이 폭탄을 매매하는 계약도 무효이므로, 이에 따라 발생하는 폭탄요구채권도 무효, 폭탄대금요구채권도 무효가 됩니다.



정리하면, 물권쿠폰과 달리 채권쿠폰의 내용물에 담을 수 있는 제한은 없지만, 위법한 사항(행동, 물건 등)을 채권쿠폰의 내용물로 담을 수는 없습니다.


※ 위 민법 제373조와 제103조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법과의 만남" 작가님이 쓰신 다음 링크의 내용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https://brunch.co.kr/@astarme/422



다양한 채권쿠폰의 종류(=채권의 모습)를 간단히 살펴봅니다.



"금전채권"이 채권의 가장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금전채권은 물건을 팔고 그 대금을 받는 "매매계약"을 통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는 "대여금계약(=금전소비대차계약)"을 통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다치게 했을 때(=불법행위를 했을 때) 받는 손해배상금도 "금전채권"입니다.


"이자채권"에 관한 민법 규정이 있습니다. 민법 제397조에서는 "이자있는 채권의 이율은 다른 법률의 규정이나 당사자의 약정이 없으면 연 5푼(5%)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른 법률의 규정이 적용될 사항이 아니고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특별한 약속이 없다면, 연 5% 이율이 자동으로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돈을 빌려줄 때 반드시 "이자율"에 대하여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다른 법률의 규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이자제한법'에 따라 연 20%를 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제2조(이자의 최고한도) ①금전대차에 관한 계약상의 최고이자율은 연 25퍼센트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연 20퍼센트)으로 정한다. <개정 2011. 7. 25., 2014. 1. 14.>
②제1항에 따른 최고이자율은 약정한 때의 이자율을 말한다.
③계약상의 이자로서 제1항에서 정한 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로 한다.
④채무자가 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 이자를 임의로 지급한 경우에는 초과 지급된 이자 상당금액은 원본에 충당되고, 원본이 소멸한 때에는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⑤대차원금이 10만원 미만인 대차의 이자에 관하여는 제1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특정물채권"이라는 영어의 관사 "THE"를 기억하시면 어렵지 않습니다. 채권자도 알고 있고, 채무자로 알고 있는 바로 그 물건입니다. 백화점이나 온라인몰에서 바로 구입할 수 있는 그런 물건이 아니라, 사연이 있고 역사가 있는 그러한 물건을 말합니다. 거창한 사연과 역사는 아니어도 되지만,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바로 그 THE 물건 THING을 요구하는 채권을 말합니다.


"종류채권"은 기대 수준이 훨씬 낮습니다. "THE"라는 관사가 붙지 않습니다. "생수 2L 12병", "캔맥주 500ml 12캔" 등과 같이 "품명", "규격", "수량", "품질" 등의 가이드라인만 있는 채권을 "종류채권"이라고 합니다. 사연이 있는 바로 그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품명, 같은 규격, 같은 수량, 같은 품질 등의 기준만 지키면 약속을 지키는 채권을 말합니다.



'채무불이행'은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법적 분쟁은 "채무불이행"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대량으로 생산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히 주문 제작하는 경우에 "채무불이행"이 문제 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생수", "캔맥주" 등 대량으로 생산된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생산자도 소비자도 무엇이 불량품인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하여 상식적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공사계약, 리모델링계약, 인테리어계약, 자동차 수리계약 등은 어떠한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지가 불분명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나는 할 만큼 다 했다."고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 일을 더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채무불이행"이 문제가 되는 상황입니다.


법적인 측면에서 보면, "채무불이행"은 아래와 같이 2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여야 인정될 수 있습니다. 즉,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 제대로 일을 안 했고, 그렇기 때문에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는 아래 2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채무불이행책임이 성립하면 이에 따라 손해배상청구권(돈!)이 발생하게 됩니다.


매우 중요한 내용입니다.

채권법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채무자에게 채무를 불이행했다는 점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위와 같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눈에 보이는 결과 조건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 조건이 모두 성립하여야 채무자에게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점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결과"만 눈에 보인다고 하여, 채무자에게 바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에 대하여 채무자의 "심리"가 개입하였다는 점까지 인정이 되어야 채무자에게 법적 책임이 성립합니다.


채무자 입장에서 보면 어쩌면 당연한 얘기입니다. 채무자가 부족한 결과를 의도하지 않았고 어떠한 실수나 부주의도 하지 않았음에도 채무자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다면, 채무자 입장에서 아주 많이 억울할 수 있습니다. 변호사 소송실무에서도 항상 심각한 쟁점이 되는 것은 "채무자의 심리" 부분입니다.


"채무자의 심리"를 조금 더 어려운 말로, "고의 또는 과실"이라고 합니다. "고의"란 "부족한 결과를 의도함"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과실"은 부주의를 뜻하기도 하고, 게으름을 뜻하기도 합니다. "고의"는 다소 엄격하게 따지지만, "과실"의 범위는 꽤 넓어서 쉽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무자에게 법적인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채무불이행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부족한 결과"와 "부족한 결과에 대한 채무자의 심리(고의, 과실)"가 모두 인정되어야 합니다. 채권자(피해자) 입장에서는 "계약에 비하여 부족한 결과"라는 객관적인 상태를 증거로 입증하면 됩니다(주로 계약서와 그 상태를 비교하는 자료 등을 증거로 제시).


채권자는 채무자 머릿속에 들어가 볼 수는 없으므로, 채무자가 스스로 "부족한 결과"에 대한 고의(의도)나 과실(부주의 또는 게으름)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여야 합니다. 소송실무에서 채무자에게는 고의나 과실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되므로, 채무자가 스스로 고의도 없었고 과실도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채무자가 "부족한 결과"에 대한 고의도 없었고, 과실도 없었다는 점을 충분히 입증하여 판사님을 설득하면, 부족한 결과에 대한 책임이 면책됩니다(추청이 뒤집어지는 것입니다).


※ 위 민법 제390조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법과의 만남" 작가님이 쓰신 다음 링크의 내용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https://brunch.co.kr/@astarme/440


삼식이반점 사례로 "채무불이행 3대 유형"을 살펴보겠습니다.



제빵, 제과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킴삼순의 친구 삼식이는 중국요리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삼식이도 삼순이처럼 성공한 사업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삼식이도 세종특별자치시 나성동 번화가에서 "삼식이반점"을 오픈하였습니다. "삼식이반점"의 추천 요리는 탕수육과 짜장면입니다.


다른 요리도 그러하겠지만, 중국요리는 "신속한 배달"이 생명입니다. 특히 "면요리"는 배달이 늦어지면, 그 면이 불어서 먹기 힘든 상태가 됩니다. 중국요리 배달을 예로 들면서 채무불이행 3대 유형을 살펴보겠습니다.



채무불이행은 크게 3가지 유형 ① 이행지체, ② 이행불능, ③ 불완전이행으로 구분됩니다. 우선 이행지체부터 보겠습니다.



이행지체의 핵심은 "타이밍의 부족함, 즉 늦은 타이밍"입니다. 삼식이는 배달을 약속한 30분보다 훨씬 늦은 50분 후에 탕수육과 짜장면 배달을 마쳤습니다. 탕수육은 다소 눅눅해지고, 짜장면은 겨우 비벼서 먹을 수 있는 정도가 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타이밍만 늦은 "이행지체"의 경우에는 환불까지는 가지 않고 "약간의 돈(또는 쿠폰)"을 제공하는 정도로 마무리됩니다. 많이 기다린 그 시간에 대한 배상이라 보아도 무방합니다. 거래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뒤엎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아래와 같이 예외적으로 거래 자체를 뒤엎는 경우도 있습니다. "타이밍"이 그 거래의 본질일 때 그렇습니다.



어버이날에 반드시 카네이션 꽃 배달을 해주겠다는 꽃배달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삼식이와 삼순이는 각자의 부모님께 5월 8일 배송 보장이 되는 이 꽃배달 서비스를 결제하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5월 9일에 카네이션 꽃 배달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렇게 "타이밍"이 해당 거래(계약)의 핵심이자 본질인 경우에, 그 타이밍을 지키지 못했다면 이행지체이지만, 환불 처리하는 것이 더 일반적이기도 합니다.



삼식이가 "삼식이반점"을 오픈하자, 탕수육과 짜장면 주문이 물밀듯이 들어왔습니다. 기쁜 마음에 들어오는 모든 주문을 접수하였습니다. 그런데 당일 준비한 재료보다 더 많은 주문을 접수하고 말았습니다. 이럴 때 삼식이는 이미 결제된 금액을 모두 꿀꺽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그럴 수 없습니다. 재료 소진으로 배달을 할 수 없는 주문은 모두 결제취소 및 환불처리를 하여야 합니다. 삼식이의 부주의(과실)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이행불능"이라는 채무불이행 책임이 성립한 것입니다. 채무자가 약속한 결과를 내용적으로 전혀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환불"처리가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마지막 유형인 "불완전이행"은 그 "불완전"한 정도에 따라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달라집니다. 분명히 "탕수육과 짜장면"을 주문했는데 "탕수육"이 빠졌다면, "탕수육+군만두" 무료 쿠폰을 주는 것으로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단무지만 배달되고 탕수육도, 짜장면도 배달되지 않은 경우라면, 적당한 쿠폰으로 해결될 수 없습니다. 그 거래는 취소되고 결제금액은 환불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불완전이행"은 그 "부족한 내용과 정도"에 따라서 환불처리로 가느냐 아니면 쿠폰지급으로 가느냐가 결정된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채무불이행의 유형에 따라, 일반적으로 해결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채무불이행 책임에 따라 함께 성립되는 손해배상청구권(채권)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제목으로 돌아가서 '짜장면+탕수육'이 주문한지 2시간 넘어서 배달되었다면, 적당히 쿠폰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태로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거래취소 및 환불처리"로 해결하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로 일반화, 규범화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글도 끝까지 함께 따라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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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쓴 브런치북을 소개합니다.

좋은 노래 모음글 [조변명곡]을 소개합니다.

조변살림 + 조변육아에 관한 글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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