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겨울에 내리는 눈의 포근함처럼, 그림책「눈아이」

안녕달, 창비, 2021.11

by 한운
겨울에 내리는 눈의 포근함처럼
따스히 우리를 안아주는 메시지


KakaoTalk_20220414_145445909.jpg
KakaoTalk_20220414_145445909_01.jpg
KakaoTalk_20220414_145445909_02.jpg

어느 날 한 아이가 눈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아이가 눈사람에게 손발, 눈과 입을 만들어주자 살아있는 '눈아이'가 되었습니다.

아이는 눈아이와 눈빵도 나눠 먹으며 친구가 됩니다.


KakaoTalk_20220414_145445909_03.jpg
KakaoTalk_20220414_145445909_04.jpg
KakaoTalk_20220414_145445909_05.jpg

아이는 커다래진 눈아이와 썰매도 탑니다.

썰매를 타다 더러워진 눈아이를 걱정해주는 아이가 호- 입김을 불자 눈아이는 울기 시작해요.

아이가 왜 우느냐 물으니 '따뜻해서'라고 답합니다.


KakaoTalk_20220414_145445909_06.jpg
KakaoTalk_20220414_145445909_07.jpg
KakaoTalk_20220414_145445909_08.jpg

따뜻한 햇볕이 비추자 눈아이는 작고 더러워지기 시작합니다.

눈아이가 묻습니다. "내가 더러운 물이 되어도 우리는 친구야?"

아이는 '응'이라고 대답합니다.


KakaoTalk_20220414_145445909_09.jpg
KakaoTalk_20220414_145445909_10.jpg
KakaoTalk_20220414_145445909_11.jpg

이내 눈이 다 녹아가고, 눈아이와 아이는 숨바꼭질을 합니다.

아이가 눈을 뜨니 눈아이는 온데간데없고, 세상은 봄입니다.

그렇게 여름이 가고, 가을이 가고, 다시 겨울이 오자, 아이는 눈아이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수박 수영장』『당근 유치원』안녕달 작가의 겨울 이야기

반으로 가른 수박으로 누구든지 즐길 수 있는 수영장을 만들어내고, 새 유치원에 간 아기 토끼가 낯선 선생님을 만나 마음을 나누며 유치원에 적응해 가는 과정을 다뤘던 안녕달 작가가 이번에는 겨울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작가가 색연필로 그려내려 가는 특유의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분위기가 겨울의 풍경을 만나면서 우리에게 포근함을 선사합니다. 빽빽이 들어찬 나무에 쌓인 눈과 한 점 오염도 없이 바닥에 하얗게 쌓인 눈은 우리를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게 합니다.



우정을 담은 그림책

진정한 친구가 무엇인지를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책의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다 보면, 아이와 눈아이가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친구'라는 관계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합니다.


아이가 눈아이의 손을 잡을 때, 아이의 손이 너무나 따뜻해서 눈아이의 손이 녹아버려요. 그러자 아이는 장갑을 끼고 눈아이의 손을 잡아요. 사람은 서로가 가진 기질이 다르죠. 눈아이는 차갑고, 아이는 따뜻해요. 그러나 서로 안 맞는 부분이 있어도 서로 배려하다 보면 다시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음을 책은 보여주고 있어요.


눈아이가 펑펑 내리는 눈으로 덩치가 커졌을 때, 아이와 썰매를 타요. 이내 눈이 녹는 계절이 오고 눈아이가 햇볕에 녹아 작아지면서, 이제는 아이가 눈아이의 썰매를 끌어주기 시작합니다. 이렇듯 친구란 서로 힘들 때 도와주는 따뜻한 관계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눈이 점점 녹아가는 계절이 오고, 따뜻한 햇볕 아래에서 눈아이는 점점 녹으며 흙이 묻어 더러워집니다. 눈아이는 울면서 아이에게 물어봅니다. "내가 더러운 물이 되어도 우리는 친구야?" 아이가 '응'이라고 대답하자 눈아이는 행복한 눈물을 짓습니다. 친구는 내 모습이 어떻든 상관없이 나를 보듬어줄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눈이 거의 다 녹자, 눈아이는 아이에게 숨바꼭질을 제안해요. 그런데 아이가 눈을 뜨고 나니, 눈아이는 온데간데없고 봄이 활짝 피어 있었어요. 그렇게 봄이 가고,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지나고... 다시 겨울이 되어서 아이는 눈아이를 다시 만납니다. 아이는 사라진 친구를 늘 기다렸고, 눈아이도 계절이 지날 때까지 늘 그 자리에서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서로 바쁘게 지내다가 아주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은 친구처럼.



겨울에 내리는 눈의 포근함과 따스히 우리를 안아주는 메시지

책은 포근하고 따뜻한 그림체로 겨울의 풍경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우리에게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인가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안녕달 작가의 새로운 책을 보고 싶은 사람, 친구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그림책을 추천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