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이름의 주문 벨을 눌러대듯이 엄마를 불러대는 아이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엄마!!!
하루에도 수십번씩 듣는 나의 또 다른 이름이다. 부모님이 일찍 이혼하여서 아빠와 살았던 나는 어릴 때 불러보지 못한 그 이름을 우리 아이는 지겹게 부른다. 기분이 좋을 때, 나쁠 때, 도움이 필요할 때, 자신감이 넘칠 때, 아플 때, 힘들 때, 괴로울 때, 심심할 때, 그냥... 아이의 입에선 '엄마'라는 단어가 끊임없이 계속 나온다. 잠시만 다른 곳을 쳐다봐도 이야기에 집중을 안 해도 엄마? 엄마! 부르며 자신을 봐달라고 외친다.
한번 부를 때 기본 3번씩을 불러서 마음속으로는 '그만그만~ 그마안~~' 이라고 외친다. 언젠가는 "엄마를 한 번만 불러줄래?"라고, 이야기해 본 적도 있는데 바로 고쳐질리 만무하다. 밖에 나가서 다른 아이가 자기 엄마를 부르는 목소리에도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곤 한다. 밤에 아이를 재우고 나와 시원하게 맥주를 마실 때 아이가 깨서 나와 '엄마?'하고 부르면 간담이 서늘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엄마만 바라보며 '엄마가 제일 좋아~'라고 하는 아이를 보며 '그래, 내 새뀌~' 하고 답할 수밖에 없다.
내가 태어나 주어진 이름 하나, 아이가 태어나 주어진 이름 하나, 두 이름으로 멋지게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