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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윤맘 Nov 29. 2021

커피는 언제 맛있게 마실 수 있을까

푸념인 듯 아닌 나의 하루

커피는 언제쯤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정신없이 첫째 등원시키고 집에 들어오면 커피 한잔이 간절하다.

바로 커피 한잔 마셔야지. 집안일 안 할 거야!


그러나 집안 곳곳 남아있는 첫째의 흔적.

벗어놓은 내복, 먹다 남은 밥과 반찬, 가지고 놀던 장난감..

집안일을 안 할 수가 없지. 정리를 마치고 이제 커피를 마셔볼까나 하고 있으면 우리 둘째가 귀신같이 일어난다. 집 정리는 미뤄두고 묵직한 기저귀 벗기고 옷 갈아입히고 배고픈 둘째에게 수유. 수유하면서 잊지 않고 사랑해 고마워 건강해 속삭여주기. 트림까지 시키면 이제 제법 혼자 노는 둘째.


이때 커피를 내린다. 무슨 캡슐을 먹을까 고민은 사치. 그냥 손에 잡히는 캡슐을 집어넣고 내린다. 찌이이이잉. 향긋한 커피 냄새. 커피 한 모금 마시려는데...


둘째가 그 사이 기어가서 전선을 쫍쫍 거린다. 빛의 속도로 빠르게 제지. 그러고 보니 바닥이 지저분해 보이네. 얼른 청소기를 돌린다. 청소를 다 하고 나니 설거지가 보이네. 빠르게 설거지 완료.


아차.


어제 돌린 건조기 속 빨래들. 꺼내 달라 아우성.

잘 놀던 둘째 안아달라 아우성. 빨래야 좀만 더 대기하렴.

8kg 둘째를 번쩍 안아 아기띠에 넣고(?) 둥가 둥가


아기띠를 해서 두 손이 자유로와 아까 못 먹은 커피를 먹으려는데

아이고 다 식었네

향기도 사라졌네


정수기 뜨거운 물을 부었더니

따뜻해지긴 했지만

이맛도 내 맛도 아닌 커피


언제쯤 커피를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2021. 11. 24 식은 커피 옆에 두고 둘째 아기띠로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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