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혼의작가 Sep 30. 2021

이직의 경험(10) - 또 다시 이직이 시작되다.

인생은 계속되는 선택의 선택

 무언가를 시작할 때, 끝을 생각하지 않는다. 만남을 시작할 때, 이별을 생각하지 않는다. 이직을 할때 또 다시 이직을 생각하지 않는다. 첫 마음은 늘 그렇다. 하지만 일을 시작하다 보면 끝을 맺어야 한다. 만남뒤엔 헤어짐이 있다. 새로운 곳에 취업을 하면 그곳에서의 성장과 비전을 그린다. 열심히 한다. 그러나 다양한 이유로 또 다른 선택을 해야하는 순간이 온다. 


 앞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중국으로 재취업에서 성공하고 해외영업 업무를 익히는 것은 좋았다. 그리고 해당경력을 활용해 진출 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 것은 감사한 일이었다. 그러나 타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여러가지 걸림돌도 있었다. 일단 외로웠다. 내가 살고 있던 황다오 지역에는 중국의 북경, 상해, 청두 등 큰 한국 기업이나 한국인이 많지 않았다. 중국의 소도시 였으니까. 한인들의 경우에는 유학생이 많았고, 가족들과 함께 중국에서 살거나, 가족들은 한국에 있고 혼자 여기서 일하는 분들도 많았다. 싱글인 경우에는 노총각으로 남아있다가 조선족 또는 중국인과 결혼하는 상황이었다. 

 

 일하고 자기계발하고 중국어 언어도 배우고 새로운 문화와 비즈니스 특성들을 익혀 가는 것은 나에게 플러스 요인이었다. 하지만 일단 외로웠다. 이대로 있다가는 40대 까지 노총각으로 있다가 조선족이나 중국인과 결혼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중국내에서 인생을 함께 할 반려자를 만나지 못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중국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나의 중국행은 직관적이었다. 미래에 중국이 여러 산업에서 경쟁적 우위를 차지할 것이며, 중국에서의 직장생활과 경험을 살려 더 큰도시로 진출을 한다던지, 이러한 계획이 없었다. 계획이 잘 세워지지 않았다. 또 내가 일하는 귀금속 산업에 대한 고민도 컸다. 노동집약적인 이 사업은 서서히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원자재값(금,은) 상승 및 인건비 상승이 가속화 되었다. 주변의 반도체 업체가 생겨서 제조업체 평균근로자 임금의 2배 또는 3배를 모집하는 공고를 내면 인력들이 이탈을 하게 된다. 이미 발이 빠른 기업들은 베트남 등으로 공장 이전을 또 검토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인건비 상승이유로 중국에 들어온 업체들이 또 다시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귀금속 업종이나 산업자체가 타산업에 비해서 좁았다. 그 부분이 매우 아쉬웠다. 

 

  일전에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재취업을 하려할 때, 선택지가 많지 않았던 생각이 떠올랐다. 귀금속 산어분야가 넓지 않았기 때문에, 나중에 이곳에서 쭈욱 경력을 쌓았을때가 잘 그려지지 않았다. 귀금속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귀금속 관련 무역 또는 사업체를 운영하는 방법이 성공하는 케이스 인데. 그러한 미래의 모습은 크게 가슴에 와닿지 않았다.  



 중국에서 일하고 있는 동안 예전 항공사가 회생 준비를 하면서 복귀 의사를 묻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는 중국에 온지 3달 정도 밖에 되지 않기도 했고, 추언을 받아서 온 상황이라서 막상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저비용 항공사의 위기가 다시 찾아왔을때, 재취업이 어려운 상황이 다시 발생할 까봐 약간 걱정도 되었다. 그리고 중국에 오면서 나름 치열하고 뜨겁게 사랑했던 승무원 이라는 직업을 첫사랑을 마음속에서 놓아주었기 때문에 중국에서 해외영업 업무를 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었다. 한국에 다시 돌아온다고 하니 주위의 염려가 많았다. 한국에 취업난이 심각한데, 그리고 해외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흔치 않은데, 중국어도 지금보다는 좀 더 고급실력으로 키우고 이직하면 더 좋을텐데. 그렇다 모두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돌아가고 싶었다.  이곳에서 더 성장하고 나의 직업적으로 그리고 인생적으로 더 행복해지기가 쉽지 않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일할 곳이 정해져 있거나 취업방향을 설정한 것은 아니었지만 퇴사를 결심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산업 분야는 모르지만 '해외영업' 업무를 살려서 이곳에 재취업 하고자 했다. 일단 거기까지 였다. 지인분의 추천을 받아 입사한 회사이다 보니, 퇴사에 관한 이야기 꺼내는 것이 참 쉽지 않았다. 사장님께 구두로 보고 하기전, 사장님이 독서를 즐겨하셨는데 좋은 책과 편지를 써서 서면으로 먼저 의사를 전달했다. 그 전에 앞서 이 일자리를 추천해주신 목사님께 먼저 말씀을 드렸었고 '너가 행복한 선택을 해라, 그거면 된다' 라는 말씀으로 위로도 주셨었다. 나의 퇴사 소식에 가장 슬퍼했던 것은 해외영업부 중국인 동료들이었다. 여직원들은 눈물까지 보여서 가슴 뭉클했던 기억이 난다. 회사는 떠나도 사람은 남는거니까. 


 나는 또 다시 이직을 선택한다. 어떠한 길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잘 몰랐지만, 중국에서의 성공적인 재취업 성공 경험과, 해외영업인으로 탈바꿈 한 후, 다시 한국으로 복귀를 한다. 이직노마드 인가? 유목민 처럼 다시 한국으로 귀국 했다. 

이전 09화  이직의경험(9)-이직으로 내가 배운 것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