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철호 Mar 20. 2019

봄비

봄비     


     

겨우내 품었던 

메마르고 메마른 그리움에

물이 차오른다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으려

순하게 순하게 내리는 비는

다정히 안부를 묻는다     


딱딱해진 가슴이 

천천히 천천히 살아나

속으로 속으로 귀 기울여

나의 소리를 듣는다      


오늘 같은 날은 

그대 향한 마음에 잔뿌리를 내리고

봄의 꽃을 준비하련다               




사랑과 집착이 구분되지 않을 때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자신을 메마르고 수척하게 만든다.

고통의 시간이 지나고 그리움이 겨우 살아남아 위로를 받는 날

오늘처럼 위로의 비가 내리는 날, 메마른 심장에 물이 차올라

다시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좋은 사람들과의 동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