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by 이철호

봄비



겨우내 품었던

메마르고 메마른 그리움에

물이 차오른다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으려

순하게 순하게 내리는 비는

다정히 안부를 묻는다


딱딱해진 가슴이

천천히 천천히 살아나

속으로 속으로 귀 기울여

나의 소리를 듣는다


오늘 같은 날은

그대 향한 마음에 잔뿌리를 내리고

봄의 꽃을 준비하련다




사랑과 집착이 구분되지 않을 때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자신을 메마르고 수척하게 만든다.

고통의 시간이 지나고 그리움이 겨우 살아남아 위로를 받는 날

오늘처럼 위로의 비가 내리는 날, 메마른 심장에 물이 차올라

다시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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