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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유 Jan 26. 2022

왜 다이어트 안 하세요?

운동사심_서로 다른 마음을 품고 운동하는 사람들

 운동만 시작한다하면 ‘다이어트’를 먼저 생각하고 묻는다. 어느 센터를 가든 운동 목표가 무엇인지 ‘다이어트’를 할 건지 아닌지 필수 질문 중 하나이다. 모든 사람들이 살을 빼고 싶은 마음이 있고, 날씬 하든 그렇지 않든 자신의 기준에는 만족스럽지 못한다. 언제쯤이면 자신의 몸에 만족스러운 날이 올까? 아마 평생 자신의 장점보다는 단점만을 찾고, 본인을 괴롭히며 사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아침에 거울을 보고 나의 예쁜 모습보다 보일 듯 말듯 한 기미 하나 찾는 게 더 빠르다. 나의 매력을 드러내는 보다 그 누구보다 내가 나를 더 혹독하고 채찍질 하는 나. 그러나 가장 사랑해줘야 할 사람은 나다.

 물론 나도 다이어트를 안 해본 것은 아니다. 이것저것 운동 종류별로 해보고 식단도 하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해봤지만 뭐든 잠깐하고 만다. 내 기준에 ‘성공’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의미 없다는 걸 안 후로 나에게 다이어트는 점점 멀어지는 단어 중 하나이다.

사실 다이어트는 죽을 때까지 계속 하는 게 아닌가?


 내가 다이어트라는 무게를 내려놓은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나의 모습을 인정하고 좋아하고 나서부터이다. 난 내 몸무게가 덜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이든 재미와 꾸준함이 있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며 운동을 하고 싶은 생각도 숫자 강박에 박혀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저 운동하는 것이 즐겁고 내 생활에 운동이 에너지를 뿜어 내주는데 도움이 되는 걸로 만족한다. 운동에 삶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 삶에 운동이 맞춰주길 바란다.

 살을 빼는 것만큼이나 살을 찌우는 것도 힘들다고 한다. 살을 빼는 것 대신 나는 체력을 찌우고, 마음의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고, 힘들어서 찌푸린 얼굴의 주름보다 즐거워서 웃는 얼굴의 주름을 선택했다.


이것이 내가 운동하는 이유다.


사실 헬스장에 처음 가기 전에 내 나름대로 목표를 정하고 간 적이 있다.

 ‘3~5kg만 빼면 좋겠다.’

 상담을 할 때도 이 무게를 말하는 게 왠지 창피했었다. 기왕 운동하려고 마음먹고 왔는데 내가 정한 목표 무게는 너무 초라했다. 그러면 트레이너가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목표와 계획을 설정해주는데 사실 와 닿지 않았다. 그건 내가 정한 것이 아니기에 그냥 다른 이의 먼 미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사실 이 때부터 알고 있었다. 내가 소심하게 말한 나의 목표는 나를 위한 목표가 아니라 내 앞에 있는 사람의 원하는 대답을 해주기 위한 목표라는 것을 말이다. 정말 내가 운동을 통해 얻고 싶은 건 무엇일까? 왜 저 무게를 정했을까? 끝없는 질문 끝에 나온 것은 저 무게만 빼도 허리가 덜 아프니까, 그러면 내가 일하는데 불편함이 없으니까,

그러면…… 내 일상이 평온하고 행복해지니까.

모든 목표의 끝은 ‘행복’이다. 난 행복해지는 삶을 살고 싶고, 그 일상에 운동이 녹아들어 가길 원한다.

트레이너마저 내가 다이어트를 안 한다고 놀라며 다이어트를 하게 설득하는 그 웃긴 상황으로 다시 돌아가 말한다면


굳이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저에게 운동은 일상입니다.


라고 당당하게 말해줄 것이다. 그러니 나의 목표를 그들이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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