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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유 Mar 25. 2022

운동 복장

운동사심_서로 다른 마음을 품고 운동하는 사람들

 내 몸을 일으켜서 운동을 시작하기까지가 제일 힘든 과정이다. 운동을 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 전 과정을 이루기 위해 내 자신의 선과 악의 싸움을 지켜보는 것이 힘들 뿐이다. 결국 악이 승리를 거둔다. 다시 침대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가 잠들고 깨서야 후회를 한다. 문제는 이 행동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고 안 하게 되면 마음이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운동 한 번 하기 참 힘들다. 많은 방법을 써본 것 중에 하나가 멋있고 예쁜 운동복을 구입하여 입는 것이다. 스포츠 의류점이나 잡지에서 본 트레이닝복과 운동 용품들을 보고 저 옷을 입고 운동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입는 재미로라도 운동을 하게 만들려고 했다. 역시 이 방법은 그리 오래 통하는 방법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몇 번 사 놓은 운동복이 아까워서라도 입어서 운동을 몇 번 한 적이 있었다. (나중에 잠옷으로 쓰긴 하지만)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나는 살을 빼면 예쁜 옷을 사고 그럴 줄 알았지만 의외로 내 옷장은 트레이닝복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내가 입고 싶은 옷들은 나중이고, 당장은 지금 운동할 때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 중요했다. 보여 지는 옷에서 나의 몸에 맞는 기능적인 옷을 찾기 시작한 것이 운동을 하면서 변한 것 중에 하나라 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헬스장에서 사람들이 다 마스크를 끼고 운동을 하기 때문에 얼굴을 알 수 없어 내가 사람들을 구분하는 것이 ‘신발’이었다. 신발을 보고 내가 아는 사람, 선생님, 센터 직원 분들을 알아보았다. 자주 마주치는 사람들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신발’인 것은 대부분 다 다른 신발을 신기도 했고, 자신이 신는 신발이 바뀌는 일은 많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신발 구경을 하게 되는데 그러다 의아하게 생각이 든 게 있었다.  운동하기 불편할 것 같은 브랜드의 신발을 신고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운동할 때 신는 운동화는 흔히 아는 러닝화, 트레이닝화를 생각했는데 슬립온, 캔버스화 같은 신발을 보고 패션의 하나인 저 신발을 신고 운동하는데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하다 내가 운동을 배우다 보면서 그들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 신발의 밑창이 일자로 되어 있고, 바닥이 딱딱하기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할 때 중심을 잡기가 좋다. 나도 바벨을 이고 스쿼트를 할 때 무게가 늘어날수록 발바닥이 지면에 딱 붙어 있는 느낌이 아니라 점점 발의 위치가 옮겨지는 걸 느껴진다. 특히나 나는 발을 다치고 나서 운동화에 더 신경 쓴다. 센터에서 운동할 때도 밖에서 걸을 때도 발이 불편하지 않게, 운동할 때 통증이 더 심하게 느끼지 않도록 신발에 예민하게 군다. 담탕 트레이너도 역시나 내가 신발을 바꿔서 오자 신발을 꼼꼼히 살펴보시고, 브랜드며, 발은 편한지 물어보곤 했다. 아무래도 발에 신경을 써야할 때 트레이너의 세심한 관심에 감동을 받으면서 운동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다. 스니커즈 같은 운동화는 맨발로 운동하는 효과가 똑같이 나타나니 아무래도 자세를 잡을 때, 중심을 잡을 때 다를 수 있다. 물론 러닝머신이나 유산소 운동을 할 때는 다르지만 말이다.

 운동할 때 복장은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운동을 하다보면 나에게 맞는 옷과 신발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편해야 하는 것이고, 다치지 않게 내 몸에 잘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디자인을 놓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내 몸만큼 소중하겠는가. 매일 센터 가기 전 날, 가방에 옷과 양말 등을 챙겨 넣는다. 그 날의 운동에 맞게 최대한 편한 것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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