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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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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톰 May 05. 2017

죽어가는 이의 편지

사랑하는 어머니께


죽어가는 건가요 난

입과 코가 아닌

영혼을 깎아 마시며

가파른 숨이 내쉬어져요


눈은 감겨있지만

내 손을 움켜진 옆엔

어머니가 울음 짓고 있어요


그동안 우린 힘겨웠고

한 숨의 공기, 짧은 내일을

느끼고 싶어 살아왔고 살아남았죠


당신 몸으로 날 만드셨고

당신 곁에서 날 거두시니

슬퍼말아요 어머니


따스한 바람이 불어옴에

우리 어머니 눈물 다 훔치시고

썩어 뭉개지셨던 가슴한켠에

새싹이 돋아 아들 무덤에 심으시어


한 평생 땀흘리며 고생하셨으니

아들 동산위 작은 나무되어

작은 그늘이라도 될게요


그러니 슬퍼마세요

손을 놓으셔도 되요

떠나감이 아닌 다시 돌아오기 위해

잠시 먼길을 가야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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