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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은의 점 Sep 01. 2023

공사소음 체념문

[퇴고 프로젝트] 23년 8월 12일 아침의 글

요란한 잡음이 난잡히도 엉킨 도시.

그 중 어느 작은 틈에서 괴롭던 적이 있다.

면적에 비해 사람이 많은 땅에서 고요함을 바랄 정도로 순진하진 않다.

그저, 지금 창 밖에

쿵 쿵 쿵 쿵 쿵

일정한 박자로 땅을 쪼개는 굉음.

날카롭게 파고드는 쇳덩이의 기세에 아파할 뿐이었다.

규칙적인 그 진동음은 불안한 심장이 내는 소리와 유사했다.


봄을 지나 여름, 그리고 여름마저 끝났음을 알리는 태풍이

머리 위를 지나가는 오늘마저도

나는 온 세상이 빠르게 뛰는 심장으로 둘러싸인 듯한 소리에

이해, 순응 또는 체념하려 애써보고 있다.


거대한 기계가 하는 일에 내가 행사할 수 있는 힘은 작거나 없으니,

노력해보는 것은 다른 감각적 자극에 집중하는 것

또는 소리를 전체로 듣는 연습이다.

후자의 경우, 오늘 같이 비가 쏟아지는 날이라면

바스스스 빗소리에, 그와 어울리는 피아노 소리를 틀어놓고

고수들의 합주 시간에 눈치없이 끼어든 초보 드러머가 한 명 있는 셈 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진동에 발 맞추려는

내가, 내 안의 심장이 힘겹게 움찔대고자 함을 느끼자면

나는 대체 무얼 위해 참고 사는가-하는

진한 억울에 사로잡힌다.


나만의 박자를 찾자.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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