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상은의 점 Sep 08. 2023

아침 글쓰기 시작

[퇴고 프로젝트] 23년 3월 13일의 아침의 글

오랜만에 이 노트를 펼친다. '글이 잘 써지는 노트'라는 인식이 있어서 그랬는지, 아침의 글을 담을 노트로 발탁하는데 조금의 고민도 없었다. 얇고 파란 선이 그어진 원고 노트가 괜히 세심한 글을 쓸 수 있게 도와주는 모습이라 마음에 든다. 22살 뉴욕 여행 홈스테이에서 만난 대학원생 언니가 줄 것이 없다며 본인이 가진 이런저런 문구들을 나눠주었는데, 그중 하나가 이 노트였다. 받을 당시엔 미국에서 일본 미도리 노트를 가지게 된 것이 제법 웃겼는데, 생각해 보면 모든 것은 운명이고 필연이다.

앞장에 적힌 글은 4년 전의 것들인데, 내가 아는 나 스스로의 모습, 취향, 가치관 등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아 기분이 묘하다. 좋다고 한다면 그만큼 난 심지가 단단한 채로 살아왔구나, 싶어서인데 또 싫다고 생각하자면 4년이나 되는 시간 동안 내게 대단한 성장이나 변화랄 것이 있긴 했는지 의심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평생을 고민해 오던 쉬는 방법, 여유를 깨닫고 느끼는 법에 대해서는 22살의 내가 해답을 더 잘 알고 있는 모습이다.

'느긋한 심호흡. 작정하고 찾으라기엔 쉽지 않은 것. 그 어떤 것에도 쫓기지 않는.'

스스로가 대견하게 느껴지는 아침을 맞았다. 시계를 게을리 보게 되는 오늘, 이 시간이 여유란 말과 꽤 어울린다.



(원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