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dy R Jul 23. 2016

아기의 이름

2016.07.14 11 AM

니가 어떤 모습으로 세상으로 오게 될지 엄마 아빠는 어떠한 상상도 예상도 하지 못했었단다. 떨리고 설레이는 마음과 혹시나 하는 불안감과 두려움, 그리고 새생명을 만날 기대까지, 이 모든 것이 한 꺼번에 느껴지는 순간들이 감당하기 벅차서 그저 한시 빨리 이 시간들이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기다릴 뿐이었단다.


다리가 풀려 무너질 것만 같던 시간들을 보내고서야 마침내 너를 만나게 되었고 지금까지 불안했던 모든 마음들이 한 순간에 어디론가 사라지고 오직 너의 존재만이 남았단다.


살짝만 건드려도 부스러질듯 연약해보이고 내 팔 한마디 보다도 작지만 너무나 온전한 모습으로 태어난 너는 세상에 다시 없을 존재 그 자체였어.


아빠는 어른답게 침착하지 못했고 울음도 참지 못했지만 그 동안의 엄마의 고통과 인내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보이지는 않았지만 너 역시도 나름대로의 세상으로 나오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은 만나게 된 이 순간의 느낌을 도저히 감출 수가 없이 벅차고 감동적이었단다.


이 순간은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고 원하는 것이 없는 최고의 순간, 그저 엄마와 아빠가 너를 만난 지금이 최고의 순간이 오래 간직 될 수 있도록 마음에 새기고 또 새기고...


이제, 니가 살아갈 멀고 먼 시간의 길들이 파란 하늘아래 초록의 모습으로 환하게 빛나며 길게 놓여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때론 빛을 잃고 길을 헤메이며 방황 하는 순간이 찾아오게 되고 삶이 마냥 즐겁고 행복하기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닳게 되었을때 좌절과 슬픔에 휩싸여 세상사는 것이 막막하고 싫어져도 한 가지만 잊지 않고 그 시간들을 이겨내길 바란단다.


오늘 이 순간처럼 아빠와 엄마가 옆에서 너를 늘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사랑한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마음과 마음을 다해서 두손 모아서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사랑해, 딸








매거진의 이전글 짦은 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