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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R Jul 24. 2016

잘하고 있는 것일까? 잘할 수 있을까?

젊음, 청춘은 그냥 아프면 안 된다.

요즘 들어 과연 내가 하려고 하는 일들이 잘하고 있는 일이며 또 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다. 왠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 길이 아닌 것 같은 느낌에 두렵기까지 하다.


언제나 후회 없이 살아왔다고 자신했지만 이번만큼은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더 이상 물러설 곳도 기댈 곳도 그리고 나의 나약함을 가려줄 그 무엇도 없기에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조심스럽게 나아간다.

꿈을 꾸며 사는 듯하기도 한다. 현실감이 잃어버려서 잘 느껴지지가 않는다. 내 감성은 점점 더 위축되어 이젠 정작 필요할 때에 조차 잘 나타나지 않는다. 이성으로 부르짖는 감성은 위선이라서 그런 것일까?

요즘 가장 나를 흔들어 놓는 것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많던 가능성과 상상력의 길들은 모두 어디론가 사라지고 어디로 가게 되는지 모를 초라한 외길만이 내 앞에 있다는 거다. 앞으로 간다. 끝장을 보겠다. 물러서서 겁내지 않을 테다.라는 다짐은 진작에 쓸모가 없어지고 쪼그라들고 말았다.

언제부터인지도 모른다. 문득 되돌아봤을 때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삶이 내 앞에 턱 하니 버티고 서 있었다. 나의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그런 삶. 아무리 발버둥 쳐도 빠져나올 수가 없는 그런 삶이 그렇게 내 인생 앞에 무심하게 서있었다.

하지만 그런 삶이라도 쉽게 포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아마도 내 가족들과 친구들은 끝까지 날 지켜봐 줄 것이다. 그리고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포기하지 말라고 용기도 줄 것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혼자가 아니라는 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그 길의 끝을 향해 이 악물고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다시 한번 신에게 기도합니다. 나에게 불확실하며 찬란한 미래와 성공 따위는 필요 없습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보여주세요. 지금 이렇게 포기하고 절망하고 있는 이 순간에 말이에요.


2003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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