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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싸라기 Aug 29. 2022

비를 닮은 눈물 12화.

벼랑 끝에서다.

12화. 벼랑 끝에서다.


살아있기 때문에 배고픔이라는 느낌이 오는 것조차 자신이 저주스러웠다.



그렇게 밤새 괴로워한 던 찬혁은 그날 이후로 자존감도 상실했으며 자신으로 인해 은미에게 고통과 괴로움을 안겨주었다는 죄책감에 한 시간이 멀다 하고 눈이 충혈된 채로 방황하고 있었다. 이후로 찬혁은 김 사장에게 퇴사할 것을 고지하였다. 더 이상 평범하게 다른 사람들처럼 마케팅을 하면서 자신들은 뭔가 다른 특별한 사업을 한다고 착각하는 자아도취 사업에 더 이상 비전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는 밤낮으로 익산의 공장 구인 광고를 찾아보기 시작하였다.

역시나 자리가 없다. 있어도 거리가 멀어서 출퇴근이 힘든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서 난감하였다. 그러다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고 게다가 기숙사까지 제공해 준다는 회사가 맘에 들었다. 주 6일 근무에 주야 2교대 근무를 해야 하는 아주 힘든 일이지만 도리가 없었다. 그렇게라도 해야 어느 정도 고정지출을 감당할 수 있다는 계산이 된 것이다.

면접 날짜를 회사 측과 조율을 하고 난 뒤 찬혁의 우울증은 더욱 깊어만 갔다.

나락으로 떨어진 기분때문에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으며 식욕마저 잃어버려서 식사도 거르기 일쑤였고

살아있다는 이유만으로 배고픔이라는 느낌이 오는 것조차 자신이 저주스러웠다.

아무런 맛도 못 느끼고 그저 무감각하게 마치 좀비처럼 넋이 나간 채로 본능에만 의지한 채로 살아내는 것이었다.지난 일들의 후회, 자신의 잘못된 언행, 잘못된 판단과 고집 모든 것이 오점투성이였다. 오래전 개신교의 신자였고 주일날에는 성가대까지 지내왔던 찬혁은 하나님을 떠올리고는 다시 얼굴이 일그러지며 오열한다."하나님... 도와주세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제야 모든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바보 같은 저에게 가르침을 주시려고 여기까지 오게 하셨나요?"

무릎을 꿇고 참회의 기도를 하고, 가슴을 치고 울며 또다시 기도를 했다.

"제발 도와주세요 다시 한번 기회를 주세요. 하지만 주님 뜻대로 하시옵소서. 

지난날 저의 잘못을 반성합니다."

이렇게 본인을 죄인이라고 생각하며 지금의 고통을 벌받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였다. 

"은 미야.... 보고 싶다...."

찬혁은 혼잣말로 울먹이며 같은 말을 여러 번 되풀이하다가 더 이상은 못 참겠는지 결심을 한다.

"그래.... 어차피 지금 아니면 시간이 없어... 인천에 갔다 오자. 은미에게 사실대로 말하고 합의 이혼 각서도 찢어버리자. 내가 어떻게 그런 무모한 짓을... 당분간 얼굴도 못 볼 텐데..."

찬혁은 어쨌든 은미의 얼굴을 볼 생각에 조금은 기분이 나아지는듯했다.

은미에겐 아직 이직을 한다는 말조차도 못 했기에 이번에 올라가서 꾸지람을 듣더라도 사과도 하고 두 사람의 관계도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어차피 면접 날짜까지는 시간이 조금 있었다.

다음날 아침 그렇게 찬혁은 그토록 바라던 인천으로 출발을 한다. 

서해안 고속도로위로 펼쳐진 맑은 하늘은 시리도록 푸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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