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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말을 제대로 듣기는 어렵다

by Dahl Lee달리

남의 말을 제대로 듣기, 굉장히 어렵다.


나는 주 5일 수영을 한다. 수영 선생님께서는 각종 오더를 주신다.

"자유형 25m 6번 하세요"

"갈 때는 자유형 킥에 평영 풀, 올 때는 평영으로, 50m씩 4번 하세요"

"풀부이 끼고 자유형 풀로 갔다가 풀부이 내려놓고 자유형으로 오세요."


내가 1번 주자가 아닐 때는 문제가 없지만, 내가 1번인 경우, 짧은 지시지만 거의 항상 실수를 한다.

나는 딴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혹시 ADHD일까 싶은 때가 자주 있다.

나는 평생토록 초, 중, 고, 대학원, 각종 세미나까지... 늘 수업 중에 놓치는 부분이 많았다. 딴생각을 워낙 많이 했기 때문이다.

내가 공부를 잘했던 건 수업을 꼼꼼하기 들었기보다는 자습을 깊게 했기 때문일 것 같다.


남의 이야기를 제대로 못 듣는 것, 이건 나만의 일은 아닌듯하다.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어떤 질문을 하면 엉뚱한 대답을 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다.

일상 대화 중에도 티키타카가 잘 되지 않는 느낌의 사람들도 있다.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아서일 테지.


나의 경우,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이유는 대개는 내 생각에 너무 사로잡혀서 그렇다.

가끔은 상대방이 말하는 것에 관심이 없어서일 때도 있다.


그런데...

남의 말을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 사람들은 남의 글도 제대로 읽지 않으려나?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사실 나는 남의 말보다 남의 글을 더 꼼꼼히 읽는 편이다.

글을 읽을 때는 딴생각을 조금씩 섞어가면서 해도 여러 번의 기회가 주어지니까.


나는 사람들이 내 말을 잘 듣고, 내 글을 잘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나부터 일상 속에서 노력할 것이다.

수영선생님의 지시를 잘 따르도록...

환자들의 말을 제대로 경청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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