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지붕 아래
아이가 산다
아직 저지르지 않은 잘못과
다가올 생의 매 순간에 대해
미리 혼 날 준비가 된 아이
종일
홀로
놀이를 한다
저지른 죄와
삶에 드리운 그늘을 잇는
촘촘한 선 긋기 놀이
아이는 때때로
엄한 목소리로 꾸짖는다
“그것이 다가오는 게 아니야
네가 다가가는 거야!”
혼자 하는 역할 놀이
자라지 않는 아이가 산다
울지 않는 아이가 산다
달리 혹은 미미리. 서울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하다가 한의사로 전향했지만, 사실은 독서와 글쓰기에 제일 가슴이 뜁니다. '미미랑 시읽기'라는 유튜브 채널 운영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