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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 Aug 23. 2021

함께 가야 멀리 간다

#배드민턴 #협력 #협동 #자기계발 #존중 #생텍쥐페리 #운동

절기는 무시할 수 없다고 하더니 요즘은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분다.

온종일 게임만 하는 아들 녀석과 온종일 핸드폰만 들고 있는 딸.

신발장에 곱게 모셔 놓은 배드민턴 채가 생각났다.

"오늘은 빨리 저녁 먹고 배드민턴 하러 나가자."

오만가지 상을 하며 터덜터덜 나갔다.


초등학교 때 배드민턴을 동생들과 놀이터에서 해보고 처음이다.

같이 자고 큰소리는 쳤는데 공을 치기나   있을지 모르겠다.

룰도 없고 라인도 없다.

엎어 뒤집어를 해서 편을 가르고 더 오래 치는 팀이 이기는 경기다.

승부에는 내기가 있어야 하는 법.

이긴 팀은 음료수 맘껏 고르기 진 팀은 천 원 넘지 않는 것 고르기.

시큰둥했던 녀석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아빠와 아들, 엄마와 딸

대충 치던 녀석의 눈빛 전환으로 "아빠와 아들"팀이 이겼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아직 체력이 남은 딸은 아빠에게 계속 서브를 한다.

나랑 할 때와는 달리 아빠랑 할 때는 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50번이 넘게 공을 받아치는 게 아닌가?


아빠는 아이가 잘 칠 수 있도록 높이와 방향 그리고 세기를 조정하고 있었다.

자신이 칠 수 있게 공이 오자 딸아이는 공을 제법 잘 쳐냈다.

그리고 몇 번 그렇게 배려하는 공을 받고 나자

딸아이도 아빠가 잘 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상대방의 허점을 찾고 실수를 즐거워하는 대신

배려하고 격려하는 게임을 하자 실력이 향상되었다.

이기지 못해 짜증이 나는 대신

함께 더 오래 게임을 이어가는 과정이 더 즐거워졌다.

나보다 잘하는 상대를 노려보는 대신

함께 최선을 다한 경기에 하이파이브를 했다.


삶을 사는 것도 배드민턴을 하는 것과 같다.

혼자서 열심히 노력해 기술을 연마하며 발전하는 기간도 필요하지만

서로 돕고 협력했을 때 즐거움과 효과는 배가 되는 경우가 있다.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주문을 외우며 두 주먹 불끈 쥐고 나아갈 때가 있고

힘을 빼고 서로를 배려하고 공감하며 함께 나아가야 할 때가 있다.


상황에 따라 삶의 자세를 빠르게 변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야 할 때와

서로의 힘에 용기를 얻어 함께 나아가야 할 때를

분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자.


함께 할 수 있을 때 더 오래 더 멀리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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