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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 Nov 20. 2021

마흔,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며 화내기

펭하!!

2미터 10센티의 자이언트 펭귄 펭수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다. 회사 사장님 이름을 마음대로 부르고 외교부 장관에게 대빵이냐고 당당히 묻는다. EBS 캐릭터가 각종 방송사를  다니며 대빵들과 딜을 한다. BTS 좋아 한국에 왔다는 남극 펭귄 펭수. 요들송을 현지인보다  부르고 강한 사람에게  강하고 약한 사람을 보듬을  있는 펭수가 너무 좋다. 강한 사람에게 약하고, 약한 사람들을 살피지 못하는 나와 다른 모습에서 후련함을 느낀  같다. 펭수는 기분이 말도 분이 나쁘지 않게 한다. 듣는 사람이 기분 나쁘지 않게 중심을  집어 호통을 치기도 하고 능구렁이처럼 부드럽게 넘어가기도 한다.

 

펭수는 아무리 좋은 것처럼 보여도 자신이 이해할  없으면 여지없이 왜요?”라고 서슴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생각과 물음은 직설적이고 꾸밈이 없다. 그래서 펭성논란 일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너무 시원하고 속이  뚫리는  같은 어른들은 오히려  펭성을 응원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그래서 펭수는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인기가 있는지도 모른다. 어른들의 이름으로는   없을  같은 순수하고 직설적인 펭수의 호통에 환호한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느낌이다. ‘그래, 펭수야. 잘하고 있어.’

 

마흔이 넘으면 말을 할 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 말을 해서 누군가가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이 말을 하면 분위기가 이상해지지 않을까? 이 말을 하면 너무 가벼워 보이지 않을까? 내가 우스워지는 것은 아닐까?’ 눈과 귀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들리고 보이지만 입은 내 생각대로 움직일 수 있다. 세치 혀로 누군가를 그리고 나를 얼마나 상처낼 수 있는지를 알기 때문이다. 마음대로 들리고 보인 것들을 생각 없이 입 밖으로 흘려보냈을 때 얼마나 큰일이 벌어지는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는 나이다. 부부, 부모와 자식, 회사에서 동료들, 친구들, 이웃들 사이에 문제가 생긴다면 대부분 말 때문이다. 마흔의 나이가 되면 말을 하기 전에 세 번을 생각해도 모자라고 행동하기 전에 세 번을 생각해도 모자라다는 것을 몸으로 깨우친다. 그래서일까? 하고 싶은 말을 마음속에 켜켜이 쌓는다.

 

펭수 화법 신조가 있다. 직설적이지 않으면 사람들은 대부분  알아듣는다.” 마흔, 아직은 웃으며 화내는 ,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법을 터득하진  했지만 펭수같은 센스를 갖고 싶다. 아직도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얼굴부터 빨개지고 목소리 톤부터 높아지는 나는 수련이  필요한  같다. 직설적이지 않아도  말을 알아듣게 하는 나만의 화법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같다. 어쩌면 10 펭귄이기 때문에 가능한 직설 화법이 아닐까? 10살처럼 생각 없이 질러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이미  20 30대의 터널을 건너온 40이다.

 

부드럽고 따뜻한 말로 편안하고 공감하는 자세로 사람들의 말을 조용히 듣고 말하는 기술을 연마 중이다. 살다 보면  무림 비기 같은 “. . . .” 통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때는 어쩔  없이 펭수의 기술을 따라 하는 수밖에. . . . .” 세상 모두와 웃으며 대화할  없다. 나의 진심몰라주는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며 화내는 방법을 10 펭수에게서 배운다. 마흔, 귀는 닫고 입만 열면 꼰대가 되고 입은 닫고 귀를 열면 진정한 어른이 된다.

펭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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