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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 Dec 02. 2021

마흔, 특별하지 않아 더 빛나는

우리는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특별함을 원한다태어날 때부터 너는 특별하단다너는 뭐든 할 수 있는 아이란다.” 우리는 삶을 시작하면서부터 특별 해지기 위해 닥친 어려움을 어떻게든 이겨내기 위해 애를 쓰고 기를 쓰며 살아왔다겉으로는 '평범한 것이 더 특별한 것이다평범한 것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평범하게 살고 싶다.'라고 평범한 게 행복한 것처럼 말하지만 속으로는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지 못 한 자신의 삶을 비관한다어린 시절부터 특별해야 한다는 압박은 꾸준히 우리를 훈련시켰고 그로 인해 우리는 늘 뭔가 부족한 느낌 속에서 아직도 가야 할 길이 한 참 남은 사람으로 살아야 했다. ‘이번 생을 망했어나는 다시 태어나는 수밖에 없어.’ 제대로 잘 살기 위해 삶 자체를 리셋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는 특별하단다너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라고 주문처럼 아이들에게 속삭였던 말이 아이들을 억누르고 있었다나에게 아이는 정말 특별하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 말을 듣는 아이들은 엄마의 그런 기대가 스트레스가 되고 압박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며 속삭였던 그 말은 아이에게 뭔가 특별한 사람이 되라는 뜻이 아니었고 뭐든 다 잘 해내라는 뜻이 아니었음에도 이젠 그 말을 거둬들여야겠다. 아이들에게 새롭게 만든 인생법칙을 읽어주기로 했다친구를 친구로 느끼지 못하고 경쟁자로 만드는 세상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진정한 친구를 만들 수 있게 해주고 싶다삶은 경쟁이 아니고 삶은 특별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게 해주고 싶다세상은 평범하게 자신의 일을 해내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것임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아니 아직도 여전히 내가 모자란 것 같아 불안하고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 나에게 새로운 인생 법칙을 말해주고 싶다.

 

나는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

나는 그렇게 착하지 않다.

나는 그렇게 똑똑하지도 않다.

나는 그렇게 훌륭하지 않고

나는 그렇게 대단하지도 않다.

나는 그렇게 중요한 사람도 아니고

나는 그렇게 모든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

그리고 그들 또한 나에게 그렇게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

 

나는 특별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

나는 착하지 않아도 손을 내밀 수 있다.

나는 똑똑하지 않아도 사랑할 수 있다.

나는 훌륭하지 않아도 즐거울 수 있고

나는 대단하지 않아도 삶을 가꿀 줄 알고

나는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어도 나에게는 내가  가장 소중하다.

그들이 나에게 관심이 없듯 나 또한 그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나는 그냥 내 삶을 살아갈 뿐이다.

 

 

지금껏 내 안의 특별함을 보지 못 하고 외적으로 특별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남들보다 더 뛰어나기 위해 노력하느라 무엇보다 소중하고 가치 있는 자신을 아끼고 쓰다듬는 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마흔내 삶은 바뀌기 시작했다더 특별하고 싶고더 뛰어나고 싶고더 멋져 보이고 싶고더 대단해 보이고 싶은 마음보다 나를 들여다 보고 나를 아끼는 마음이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다이제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삶을 살아가는 대신 나를 아끼고 돌보며 나만을 위한 삶을 살아보기로 한다.

 

 

마흔이제 조금은 느리게 살아도 되는 나이어쩌면 느리게 가야 더 멀리 갈 수 있는 나이천천히 멀리 보면서 느리게 느리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나이특별함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삶보다 은은한 향기를 뿜어내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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