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언제나 소나기처럼 뜬금없이 찾아와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나를 바꿔놓지.
꿈을 품고 세상을 사는 것처럼
꼭 모든 순간을 넘치는 듯 분홍빛깔로 색칠하지.
너의 눈빛은 내 가슴으로 흘러와 벅찬 떨림으로,
너의 목소리는 살랑이는 멜로디로,
너의 웃음은 자꾸만 내 삶의 의미로,
너는 매일을 그렇게 나의 세상에 아낌없이 꽃을 심었고,
내 영혼 모든 틈 속에 마르지 않는 비를 내렸구나.
너의 이름을 오늘도 예쁘게 써놓고,
하염없이 우리의 기억에 나를 맡긴 채
모든 순간으로 흘러가다 보면
찾아드는 새벽.
너는 오늘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아플 줄 알면서도 기어코 술을 마시고,
또 그렇게 더 이상 적히지 않던
그 끊어진 곳 너머로 나를 애써 데려가고,
희미해지는 이성을 쫓아갈수록
현재처럼 선명해지는 네가
어찌나 반갑고 어여쁜지.
그러다 점차 돌아오는 현실은
어둑한 길에 외롭게 떨어지는 빗방울과
두려울 만큼 조용한 새벽 공기와
비틀거리며 간신히 서 있는 나로 끝을 맺지.
내가 느끼는 모든 것이 너의 부재로 변할 때쯤엔
예상했듯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고
내 영혼마저 찢어지게 사무치다 못해
온몸으로 뿜어져 나오는 격정적인 슬픔이
내 눈에서 고요하게 흐를 때면
나는 네가 보고 싶다고
너무나도 보고 싶다고
변함없이 너를 사랑하고 있다고
네가 만들어 놓은 나를
나는 도저히 버릴 수가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