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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여행

무존자의 별에 가다.

by 위공

"아직 멀었어?"

동공은 덕종에게 물었다.

"조금만 더 가면 돼."

"우리가 얼마만큼 온 거야?"

"지구시간으로 약 1년 정도가 지났지, 아마도?"

"벌써 1년이나 되었다는 말이야?"

"거리로 따지면 6억 3천만 km를 달려왔어."

"휴우~ 대단하네...."

동공과 덕종은 1여 년 동안 그렇게 무존자의 별로 달려온 것이었다.

순간, 안내방송이 나왔다.

곧 도착하며, 착륙 준비를 한다고 했다.

심한 흔들림과 함께, 우주여행선은 순식간에 착륙 완료를 했다.

비행 캡슐 회로가 안전회로 모드로 바뀌면서,

출구 헤치가 열리며 밖으로 나갔다.


동공이 주위를 돌아보며 보이는 것은 황폐하고 척박한 땅뿐이었다.

우주에서 본 아름다운 광경과는 완전 딴 판이었다.

덕종의 이야기로는 이곳은 평화의 낙원이라 했다.

단지, 자연에 가까운 원시상태로 기계문명에 익숙한 외계인은 불편한 곳이라고 한다.

옛날 지구의 아시아계 민족들이 대부분이라 한다.

그들은 교통수단은 없기에 도보로 이동하며, 별에서 우주로 나갈 때는 우주선을 이용한다고 한다.

고기보다는 채소와 과일을 더 즐겨 먹는다고 한다.

지구의 시골마을을 연상케 하는 풍경의 연속이었다.

동공이 걸어가면서 물었다.

"이곳에는 수비대나 통제하는 조직은 없나?"

"우주사령부에서 수시로 순항하는 순찰 행성이 유일하게 통제하고 감시하지."

"그럼 그들에 대항하는 수비대 요원은 아예 없어?"

"있을 이유가 없지, 워낙 평화로운 곳이니깐..."

우주사령부도 가끔 순찰만 돌고, 대수롭게 생각지 않는 잊힌 별로 여긴다고 했다.

이곳의 주민들은 계곡이나 동굴 속에서 정착하며 살아왔다고 한다.

지구는 일반적으로 천지 강산의 형태가 하늘은 서쪽과 북쪽 가양으로 기울어져 있다.

땅은 동쪽과 남쪽 경계가 낮게 되어있다.

반면에 이곳은 하늘과 땅이 하나로 붙어 있는 것 같이 보였다.

그만큼 우주가 눈앞에 생생히 펼쳐져 있고, 주위 별들도 가까이 있었다.

다만, 거대한 화산의 형태만 있고 계곡 사이로 흘렀던 강의 자국도 있었으나, 강물은 없었다.

어쨌든 동공과 덕종은 황무지 산을 넘어 계곡 사이로 들어갔다.


계곡 사이에는 층층이 암벽으로 된 집들이 있었다.

동굴 형태도 있고, 암벽 밑에 돌기둥이 있는 거처도 있었다.

동공은 덕종의 안내에 따라 돌 집안으로 들어갔다.

키가 작고 가무잡잡한 피부의 여인이 아기를 안고 있었다.

아이들은 뭐가 우스운지, 입을 가리며 수줍게 웃고 있었다.

집안은 밖에서 본 것과는 달리, 제법 넓었다.

덕종이 가족들과 친지들을 소개한 후, 음식이 나왔다.

마른 육포와 수프로 된 국과 감자를 구워 만든 주식을 건넸다.

이곳의 환경과 생활을 반영한 듯한 음식문화였다.

이곳의 원주민은 척박한 땅을 개간하고 곡식과 채소를 심고 해 온지가 20년이 넘는다고 한다.

최초에는 조상 격인 원주민은 지구인이었다고 한다.

지구를 떠나 이곳의 별에 온 조상들 역시 500여 년이 다되어 간다고 했다.

이곳의 모든 부족은 자연을 지배가 아니라 구성하는 똑같은 원칙을 지키고 평등한 사회를 추구한다고 한다.

생명을 고귀하게 생각해, 함부로 살상하는 일은 몰상식하고 비논리적인 일이라 규정짓는다고 한다.

다만 식량 공급을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사냥하는 경우에도 그 동물에게 최대한 경의와 예의를 갖춘다고 했다.

영혼의 명복을 빌고 좋은 곳에 사람으로 태어나기를 기원한다고 한다.

여하튼 그들의 조상은 그렇게 살아왔던 것이다.

그리고 이곳은 물이 귀하고 부족해 물장수가 이곳에서 최고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강의 형태는 있으나 물은 없고 늘 말라 있고, 비는 일 년에 거의 오지 않는다고 한다.

식수원의 일부는 심한 일교차에 의해 생기는 응축된 물을 받아 간신히 식수로 사용한다고 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물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물장수에 의해 공급받고 있다.


동공은 덕종의 이야기를 듣고, 왜 무존자가 별을 떠나 지구로 온 이유를 뒤늦게 깨달았다.

직접 무존자의 별에 와서 보니,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았다.

환경도 그렇지만, 인구가 자꾸 줄어들고 황폐화가 가속되고 있다는 점이 심각하다.

어쨌든 이곳은 이곳 주민들의 몫이고, 그들이 결정할 문제였다.

덕종은 동공에게 이곳의 대부분을 소개하고 난 뒤, 가까운 별에 여행을 계속하기로 했다.

"덕종! 또 긴 여행을 해야 하나?"

동공은 1여 년 넘게 여행을 해온 것을 생각하니, 좀 주저했다.

"지금부터는 지구에서 온 만큼 멀지도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아..."

앞으로의 여행에 대한, 덕종의 상세한 설명이 계속되었다.

우선, 지구의 시간과 우주의 시간이 다르다는 점을 이해시켰다.

지구인들은 과거의 빛에 둘러싸여 과거의 우주공간을 뒤늦게 본다고 그랬다.

그들의 눈에 도달한 별들의 상은 오래전에 방사된 빛이 일정한 속도로 우주 공간을 날아온 결과이다.

별빛들은 지구의 밤하늘을 수놓기 까지, 아주 먼 여로를 거쳐 온 것이다.

우주 공간에 대한 지구의 시간은 그렇게 늦어진다고 했다.

반면에 이곳의 별들은 우주의 시간, 즉 지구의 시간보다 엄청나게 빠르다고 했다.

그것은 광속이란 개념인데, 우주의 문으로 타임머신, 우주선 등 3,4차원 세계의 시공을 넘나 든다고 한다.

그래서 빛과 함께, 빛의 속도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주의 문이 대체 무슨 말이야?"

동공은 덕종의 말을 듣고 궁금한 점이 있어서 물었다.

"응~ 블랙홀 얘기를 들어봤지? 뭐~ 그런 거야."

"그럼, 블랙홀로 다닌다는 거야?"

"전부 다 블랙홀로 다니는 게 아니고, 우주사령부나 태양 사령부 소속 지배자들과 영적 존재자들만 다니지."

덕종은 이야기를 이어 나갔는데, 지구사령부나 우주선은 그들만의 궤도를 이용한다고 했다.

태초에 우주 빅뱅(대폭발)과 함께 블랙홀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어쨌든 지금부터의 여행은 우주사령부 통제를 받고 그들의 감시는 계속된다고 했다.

다만, 허가받은 여행은 순조롭게 될 것이라고 덕종은 말한다.

그 여행의 목적지는 바로 무존자의 별에서 가장 가까운 별이라고 했다.

최초의 충격, 빅뱅의 에너지가 다른 에너지를 만들어 에너지 보고의 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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