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공은 명광 스님과 함께, 건강에 대한 화두를 들었다.
스님의 말에 의하면, 운동을 하며 건강관리를 하는 스님들도 많다고 했다.
백양산 절에 계시는 주지 스님은 하루 평균 4시간 산행을 한다고 하니 놀랐다.
그래서 혹시나 피곤해서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염려되어 물었다고 한다.
그런데 스님은 오히려 모든 일이 더 활기차고 순조롭다고 하셨다.
법당에서 아침 예불과 함께, 절에 관련 모든 행사가 끝나면 바로 산행을 나선다고 했다.
그것도 매일같이, 하루도 빠짐없이 개인 자유 시간대인 낮에 그렇게 산행을 다니신다고 했다.
요즘은 엿날에 비하면 안방이라고 하며, 편리한 시간에 알아서 자유롭게 하니 정말 좋은 시대라 했다.
옛날에는 실제로 스님들이 깊은 산속에서 산짐승에게 공격을 많이 당했다고 한다.
중국으로 불교 유학 가는 스님들이 많이 희생이 되었는데, 그 당시에는 그런 시대라고 했다.
첩첩산중에서 배고픈 이리떼들과 호랑이에게 변을 당했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그 산속에 보리수나무가 있으면, 스님이 소지했던 염주가 자라서 나무가 되었다고 전한다.
"지금은 필요한 거 건강이라네, 건강을 위해서 운동이 필수지..."
스님은 말이 이어 나갔는데, 일일이 맞는 말씀이었다.
60이 넘으면 더 이상 수입은 없기에, 병원에서 누워서 가족들 민폐를 끼치거나, 막대한 병원비를
걱정해야 된다고 했다.
이제는 삶의 목적도 변한다고도 했다.
삶의 목적은 남들보다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어제보다 나은 나를 사는 것이라도 했다.
취미생활과 일상생활을 같도록 하고, 수입은 일체 생각지 말라는 것이다.
60대 이후에 새로운 인생, 즉 제2의 인생이 시작되면 1학년 1반의 설렘이 있다고 했다.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과 탐구의 노력이 계속되었을 때 가능하다고 했다.
항상 흥미를 가지고 맑은 영혼과 푸른 꿈이 소록소록 피어나도록 즐기라고 했다.
스님이 운동을 마치고 대중목욕탕에 간, 일화도 말씀하셨다.
목욕탕에 자주 만나는 지인 중 한 사람은 트럭 운전하는 사람으로, 나이가 70세가 넘은 분이라고 하셨다.
장거리 운전을 끝나고 꼭 목욕탕에 와서 나름대로 운동으로 마무리한다고 했다.
야간 운행도 많이 하지만, 일체 졸음운전은 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운동을 오랫동안 한 탓으로 졸음이 오질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목욕탕에서 피로를 풀고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했다.
스님 말씀을 듣고 동공은 잠깐 옛일이 뇌리를 스쳐갔다.
퇴직을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절친한 직장동료가 갑자기 명퇴를 했다.
명퇴 이유는 자신도 직장생활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건강이 악화되었다고 한다.
사람이 살면 얼마나 산다고, 남은 여생을 부인과 알콩달콩 살고 싶어서가 진짜 이유라 했다.
그런데 인생은 잔인한 교사라고, 명퇴 내고 얼마 안 되어 부인이 심장마비로 숨졌다.
평소에 지병이 없었지만, 약한 체질이라 늘 건강을 염려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실 줄은 정말 몰랐다고 울먹였다.
스님이 그러셨다.
생로병사는 인간을 비롯하여 모든 생명이 피해 갈 수 없는 자연의 이치라고 했다.
특히, 인간은 어느 정도 부와 명예를 갖추고, 이제야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나날을 맞이할 때,
꼭 그때에는 병이 찾아온다고 했다.
병은 짧게, 혹은 길게 자신의 삶과 같이 한다고 전한다
그래서 스님이 말씀하셨다.
아프지 않게 장수하는 게 인간의 욕망이지만, 그렇게 잘 되지 않는다고 한다.
아프더라도 너무나 소중한 가족이나, 친지와 지인들에게도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면 안 된다고 했다.
한 달에서 석 달 사이 정도만 앓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삶이라고 한다.
물론 이론만큼 그렇게 잘되지는 않지만, 가까이 가도록 건강관리를 하며 운동을 부지런히 해야 한다고 했다.
스님도 매일 2시간씩 아침 예불이 끝난 후, 절 뒤에 있는 산에 오른다고 했다.
스님 얼굴이 윤기가 반들반들하며 동공에게 묻는다.
"동공! 내 얼굴이 어떤가? 생기가 돌지 않는지...."
"네~에! 스님! 생기뿐만 아니라, 눈빛도 반짝반짝 빛나고 그야말로 어린아이 같은 얼굴입니다."
"동공! 이제 무엇이 더 필요한가?"
"........"
"동공은 정년퇴직하고 연금을 받아, 생활 걱정도 없고 부인과 자녀들도 제각기 충실하잖아?
사회생활 잘하고 부와 명예, 바라던 취미생활도 남들 못지않게 갖추고 인생을 즐기지.
더 이상, 무엇을 원한다면 욕심이 아닌가 싶네.
지금 동공은 건강만 전념할 때라고 생각하네.
오로지 건강을 위하여 운동을 부지런히 하게나.
이게, 내가 동공에게 말하는 핵심이고 전부라네."
스님의 말씀을 듣고 동공은 나름대로 자신을 정리하며 실천방안을 생각했다.
건강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에 무엇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동공은 우선 복잡한 속마음을 평온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 명상을 매일매일 분명히 했다.
스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중얼거렸다.
"삼매 상태에서 자기 영혼의 주인이 된다.
물질계와 일체의 집착에서 벗어나 세 단계를 거쳐서 삼매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삼매는 어떠한 생각이나 감정도 마음의 평온을 깨뜨리지 않는 최고도의 집중 상태이다.
첫 번째 단계로는 마음이 깨끗한 하늘 같은 상태, 즉 무상 삼매다.
두 번째 단계로는 어느 쪽으로 굴러가지 않는 마음, 즉 무향 삼매다.
세 번째 단계로는 모든 것이 동등하고 다른 데도 없는 상태, 즉 공의 삼매다."
그리고 명상이 끝나고 바로 운동에 들어갔다.
2시간가량 산행을 하고 와서, 샤워하니 기분이 마치 하늘하늘 날아갈 듯이 좋았다.
최고의 기분이고 너무 행복해서 이대로 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안에 들어와 누우니, 눈꺼풀이 자꾸 내려오는 것 같았다.
무존자와 함께, 그 별나라에 가는 꿈을 꾸며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