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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속성

by 복습자

영혼은 어디 있을까?


너의 배꼽


그치, 우린 질문으로 시작해야지


- 백은선 시집 <상자를 열지 않는 시집> 시인의 말 -


현재의 나는 너무 깊게 아이와 연결되어 있어 그것에서 벗어나 사고할 수 있는 기능을 잃어버린 것만 같다. 그게 너무 좋고 가끔은 절망적이다. - 같은 작가 <나는 내가 좋고 싫고 이상하고> "마음이라는 거 요상한 거 그거" 중에서 -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의 인생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왜곡되기 마련이다. 그런 크나큰 비극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엄마가 편한 게 제일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중략) 안자이 씨 말대로 (리카는) 손이 안 가는 아이다. 그것도 슬프게 느껴졌다. (중략) 주눅 들지 않고 돌보기 쉬운 아이처럼 보여도 그렇지 않다. 이 아이는 괴로운 걸 괴롭다고 말하지 못할 뿐이다. - 나기라 유 <유랑의 달> 중에서 -


새엄마와 살아 본 우리 엄마는 내가 어릴 때 종종 짐을 싸서 집을 나가셨지만 일주일 즘 뒤엔 돌아와계셨다. 이런 작은 금에도 저런 문장에 눈길이 머문다. 어른이 된 지금도.


이케아나 홈쇼핑에서 물건을 사고 후회하는 때가 있다. 이케아에선 전체적으로 그 가구에 어울리게 배경이 인테리어 되어 있다. 물론 사기 전에 우리 집의 사정을 감안하지만 진짜 현실은 상상과 다르다.


홈쇼핑에선 가전 제품을 꼼꼼하게 세척하고 정돈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 현실에선 누군가가 여기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따듯한 양친 밑에서 밝게 자라 열 살 여자 아이를 키우는 여사친이 저 앞의 이야기처럼 이혼을 말했다.


빛은 찌르는 손을 가졌는데

참 따듯하다.

- 안미옥 <홈>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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