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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누 Oct 27. 2024

#10. 삶의 의미

시집: [사람은 구름이 아닌 땅을 걷는다]


무의미의 축제


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에는

두 종류의 굶주린 사람들이 있다고한다

리틀 헝거는 물질적으로 굶주린 사람

그레이트 헝거는 삶의 의미에 굶주린 사람


어느 영화에서 처음 이 이야기를 듣고나서

나는 한동안 허무함에 빠졌었다

배고픔과 의미, 그 다음은 무엇인가?

왜 삶은 의미를 부여했음에도 허무한가?


그래서 의미에 지친 사람들을 모아

축제를 열기로 결심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저 춤을 추고

욕망을 거세한채 살아가기로한다


어느 날 늦은 밤,

모닥불 주위에 서서 사람들과 어깨동무를하며

밤하늘을 보고있었는데

잿더미 속에서 튀어 오르는 불꽃을 보며

나도 반응했다


의미를 가져도, 들어주지 않는 세상에 허탈함을 느낀다

의미를 버려도, 나는 이 세상에 있었다는 존재함을 남기고 싶다

무의미의 축제 속에서, 나는 또다시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한다


무엇이 나를 남길까, 그리고 무엇이 영원할까?

나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기억

내가 낳았던 아이

내가 썼던 글들


나는 조용히 축제의 현장을 나온다

세상이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지는 않겠지만

나는 여전히 의미를 얻고 싶다

대신 이번에는, 의미를 찾는게 아니라 남기고 싶다


그렇다

남기기 위해 사는 것이다


이루지 못해도 좋으니

몰입된 모습으로

남기기 위해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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