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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Daehyun Jan 19. 2024

미친 파도의 시간 - 1

‘여긴 무슨 이런 좁은 골목들이 이렇게 많아? 어디로 데리고 가는거지?‘

진희는 양 팔을 두 녀석에게 움켜잡힌채 앞선 녀석들에게 이끌려 좁은 골목길이 미로처럼 연결된 길을 따라 오르고 있었다.

광수의 소개로 만나게 된 여자친구 정옥이와 정옥이 동네 산책을 하다가 길가에 앉아 있던 녀석들 패거리에 잡혀 끌려가고 있는 중이다.


“퍽”

진희 앞에 두 걸음 앞서 걷던 녀석이 갑자기 뒤를 돌아보더니 주먹을 진희의 얼굴 정면으로 날렸다.

‘번쩍!!’

녀석의 주먹에 얼굴을 맞은 진희는 순간적으로 눈 앞에서 플래시가 터진 것처럼 온 시야가 하얗게 밝아지는 것을 느꼈다.

‘아! 번쩍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

아프기보단 엉뚱한 생각이 먼저드는 진희. 눈을 여러 번 다시 뜨니 지지직 거리던 텔레비전을 “탁!”하고 내리친 것처럼 다시 눈앞에 장면이 펼쳐진다.

기선제압을 한 녀석들은  의기양양하게 자신들의 아지트로 초대받지 않은 손님을 데리고 갔다. 얼마 가지 않아 녀석들이 멈춘 곳. 진희는 눈을 들어 그곳을 살피기 시작했다.

반에서 제일 키가 큰 영훈이가 양팔을 벌리면 양쪽 벽에 손이 닿을 것 같은 골목길. 앞으로 고개를 돌리면 왼쪽으로는 여기보다 더 좁은 골목이 시커멓게 입을 벌리고 있고, 오른쪽으로는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 몇 개 가 어두운 그림자 속에 보이고, 옆엔 다닥다닥 붙은 주택의 현관문들, 그리고 진희를 가운데 두고 둘러싼 녀석들이 그곳에 있었다.

진희를 끌고 온 녀석들은 모두 세 명. 하얀 가로등 하나가 녀석들의 위에서 녀석들의 그림자를 짙게 색칠하고 있었다.

진희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던 녀석이 진희의 옆으로 다가왔다. 녀석은 무릎을 들어 진희의 오른쪽 허벅지 옆을 찍으며 말했다.

“야! 이 동네에서 얼굴 띄지 마라.”

‘아… 한 번 쳐볼까?’

진희는 눈을 들어 녀석의 턱을 쳐다보았다.

“눈 깔아라! 임마!”

진희의 양옆에 섰던 녀석들이 진희의 가슴을 주먹으로 때리기 시작했다.

“퍽! 퍽!“

’정면에 한 놈 먼저 턱에 두 방 날리고 옆에 놈들 한 대씩 치고 오른 쪽 골목으로 뛰면 될 것 같은데… 한 번 쳐볼까?‘

두들겨 맞으면서도 진희는 한 순간을 떠올렸다. 진희의 생각은 그 한 순간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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