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이 하도 고와
"떠남으로써 빛날 수 있는 사람은 떠나지 않았을 때도 빛나는 사람이다."
어디에서 본 문장이었을까. 나도 모르게 툭 튀어나온 생각이었다.
황사라고 했는데, 날씨는 쨍하다.
어디에도 갈 수 없는 그런 날, 막간을 이용한 동네 한 바퀴.
떠나지 않고도 빛나는 시간을 지금 보내고 있다고 스스로 위로하고 싶은 것이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 나름으로 불행하다."
안나 카레니나, 첫 문장이 휘리릭 스쳐 지나간다. 이상한 일이다.
나름 나름 불행한 사람이 아닌, 고만고만하지만 행복한 사람.
봄꽃 속에 내 마음을 담는다.
이게 나를 구성하고 있는 배음(背音)인 셈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