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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덕희 Jan 10. 2022

일본의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은 좋은 일입니다

최근 일본 확진자 증가를 보도하는 국내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서, 다시 한번 의미 없는 확진자수를 가지고 사회를 통제하면서 국민을 세뇌시켰던 K방역의 폐해를 실감했습니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확진자수 증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무증상자과 경한 증상자에 대한 PCR 검사를 하지 않고 광범위한 지역사회 전파를 허용했던 일본>과 <무증상조차 허락하지 않았던 한국>의 코비드 19 사망률이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상반된 방역 정책을 가졌던 두 국가 모두 서구권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코비드 19 사망률이 낮은데, 이는 동아시아권의 코비드 19에 대한 높은 저항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 자체로 K방역의 방향성에 심각한 오류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반면  코비드 19 확진자수는 모든 국가에서 앞으로도 영원히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게 될 것이며, 의료시스템 과부하가 없는 한 사람들은 그냥 일상을 살게 될 겁니다. 방역의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지는 잊어버리고, 허황한 숫자 놀음에 빠져 버린 우리 사회가 참으로 걱정스럽습니다. 

 

지난해 8월 말부터 급감했던 일본의 확진자수가 약 4개월이 지난 후 다시 급증하기 시작합니다. 동아시아권의 높은 저항력과 관계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교차면역은 중증도와 사망 위험을 낮추는 것이지 감염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아니므로 확진자는 얼마든지 증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변이가 등장하면 그렇습니다. 현재 일본 확진자의 70% 이상은 오미크론 변이로,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에 비하여 더욱 무증상자와 경한 증상자가 많고 전파 속도가 빠릅니다. 위 기사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면서 일본도 무증상자에 대한 PCR 검사를 시작했더군요. 예전처럼 무증상자와 경한 증상자에 대한 PCR 검사를 하지 않았더라면 매우 신속하고 조용하게 감기화 되었을 것으로 봅니다만, 그 감기화되는 과정을 굳이 PCR 검사를 통하여 확인하겠다는 어리석은 결정을 해버렸군요. 




일본의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이 어떤 결과를 보일 것이라는 것은 스웨덴의 상황을 보면 역시 예측이 가능합니다. 스웨덴도 지난 12월 초부터 그동안 잠잠했던 확진자수가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스웨덴의 최근 확진자 중 60%가 델타 변이, 35%가 오미크론 변이인데, 약 1달 반이 지난 지금까지 사망자수는 거의 변함없습니다. 일본의 경우 최근에서야 확진자수가 급증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는 이릅니다만, 예전처럼 진짜 환자 중심으로 대응한다면 스웨덴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두 국가 모두 오미크론 변이로 충분한 숫자의 사람들이 감염되고 나면 다시 확진자수는 급감하게 될 것입니다.  




스웨덴이나 일본과 같이 자연감염을 경험하고 지나간 사람들이 많은 사회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변이란 큰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현재 오미크론 변이가 가진 특성을 보면, 이들 국가가 경험하는 오미크론 변이란 안전하고 효과적인 부스터 샷 정도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적으로 거쳐서 종국에는 다른 호흡기계 감염병처럼 겨울이 되면 환자가 증가하고 봄이 되면 감소하는 계절성을 보이면서 토착화될 겁니다. 우리나라도 향후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 동일한 경로를 밟을 것이라고 봅니다만, 그 시점까지 가는데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비드 19 유행은 PCR 검사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낸 초유의 사건입니다. 원래 감염병에서 PCR 검사란 의학적 개입이 필요한 진짜 환자들을 대상으로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하기 위하여 의사의 판단 하에 시행하는 검사였습니다. 그러나 코비드 19 유행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초극미량 바이러스 부스러기만 있어도 양성으로 나오는 PCR 검사 결과만이 진단의 유일한 기준으로 사용되면서 인류는 헤어 나올 수 없는 늪에 빠지게 됩니다. 공존하는 바이러스를 상대로 증상 유무에 관계없이 하는 PCR 검사를 무려 2년 동안 해왔다는 것은 호모 사피엔스의 이성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음을 의미할 뿐입니다. 


인류가 반복적으로 인플루엔자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얻은 평범한 노하우가 있습니다. 첫째, 가능한 한 정상적인 사회 기능을 유지하면서 대중의 공포를 최소화할 것. 둘째,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 링크한 논문의 결론에서는 둘 중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관리 가능한 유행이 비극적인 참사로 바뀔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지난주 있었던 백신 패스 중지 행정소송에서 방역당국은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서> 백신 패스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더군요. 이미 유행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난 시점입니다. 그 논리의 부실함은 접어두고, 백신접종률 1등, 마스크 착용 1등, QR코드 의무화, 동선추적을 위하여 개인정보까지 강제로 다 털어갔던 국가에서 이제 와서 백신 패스까지 시행되어야만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들이 그동안 반드시 했어야 할 일들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고백과 다르지 않습니다. 동아시아권의 코비드 19는 서구권보다 훨씬 더 관리 가능한 유행이었습니다만,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이제는 진지하게 질문을 던져볼 시점이 된 듯싶습니다.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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