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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덕희 Feb 28. 2023

마스크를 두고 벌어진 전투의 결말, 어떻게 될까?

"The Mask Mandates Did Nothing" in NYT

현재 해외 학계에서는 코크란 리뷰에 발표된 마스크 효과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를 두고 락다운, 학교폐쇄, 마스크 의무화와 같은 기존 방역 정책을 옹호했던 학자들과 스웨덴과 같은 고위험군 위주의 방역 정책을 주장했던 학자들 간에 전운이 감돌고 있는 듯합니다. 


불씨는 2023년 2월 15일 미국 의회청문회에서 댕겨졌습니다. 공화당 소속의 하원의원이 코크란 리뷰 논문을 언급하면서 미국 CDC 수장에게 마스크 관련 가이드라인을 변경하거나 철회할 계획이 있냐고 질문합니다. 이에 대한 월렌스키 국장의 답변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코크란 리뷰에 포함된 논문들 대부분은 인플루엔자 유행시 시행된 것으로 코비드 19에 인플루엔자에 대한 연구결과를  적용할 수 없다. 이유는 코비드 19는 증상이 시작되기 전부터 바이러스 전파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에서 마스크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이유는 연구 참여자들이 제대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코크란 리뷰에 발표된 메타분석 결과로 마스크 관련 가이드라인을 바꿀 계획은 없다" 


지금까지 보건의료분야 의사결정에 있어 gold standard로 간주되던 코크란 리뷰를 일언지하에 무시하는 답변도 놀라웠지만, 더 놀라운 것은 코비드 19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전파 양상이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코비드 19는 증상이 시작되기 전부터 바이러스 전파가 시작되기 때문에 마스크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부분에서는 혹시 잘못 들었나 싶어서 여러 번 반복해서 듣기까지 했습니다. 


아래는 현재 의대생들이 배우는 예방의학 교과서에 나오는 그림입니다. 호흡기 감염병의 보편적 특징이 증상이 시작되기 전부터 전파를 시작한다는 것이고, 소화기 감염병의 보편적 특징이 증상이 시작되고 난 뒤 전파를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인플루엔자가 다르고 코비드 19가 다르고 그렇지 않습니다. 이는 제가 의대생이었던 1980년대 교과서에도 나오던 매우 고전적인 지식입니다만, 갑자기 코비드 19는 증상이 시작되기 전부터 바이러스 전파가 시작되기 때문에 인플루엔자와 다르다뇨?? 


또한 마스크 의무화 제도란 무작위배정 임상시험과 가장 유사한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는 상황입니다. 만약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에서 연구 참여자들이 제대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면, 현실에서도 그런 일이 당연히 벌어진다고 봐야 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마스크의 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도구인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에서 그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면 마스크 의무화 제도는 결코 시행되어서는 안 되는 정책입니다. 단순히 효과 없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스크로 인한 부작용 발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마스크란 증상이 있는 환자들, 그리고 원하는 사람들만 사용하면 되는 정도의 소도구일 뿐입니다.  


마스크를 두고 벌어진 전투는 최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뉴욕타임스에 "The Mask Mandates Did Nothing. Will Any Lessons Be Learned"라는 제목을 가진 오피니언 기사가 실리면서 더욱 가열되기 시작했습니다. 코크란 리뷰 논문을 인용하면서 마스크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 기사는 해외에서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듯합니다. 어찌 되었건 유행 초기부터 스웨덴을 강력 비난하면서 락다운, 학교폐쇄, 마스크 의무화와 같은 정책을 지지해 왔던 뉴욕타임스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는 것 자체가 격세지감이 느껴지긴 하더군요. 


현재 코크란 리뷰논문과 뉴욕타임스 기사에 반박하는 기사들도 줄을 잇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가디언지에 실린 "Don't believe those who claim science proves masks don't work"제목의 기사입니다. 그러나 이런 기사는 제대로 된 반박글이라고 볼 수 없는데, 그 이유는 <mask의 효과>와 <mask mandates의 효과>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글에서 반복해서 설명드렸듯, 이 두 가지는 완전히 다른 질문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마스크 의무화제도와 같은 것이 현실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기 위하여 무작위배정 임상시험 같은 대단한 연구가 정말 필요할까요? 천만예요. 특정 국가의 유행 추이나 서로 다른 마스크 정책을 가졌던 유럽권 국가들이 보인 유행 양상만 비교해 봐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유럽권 국가간 비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가는 그 숱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유행 내내 노마스크 정책을 고수했던 스웨덴이고요. 


아래 그래프는 2021년 1월에 조사된 유럽권 국가들의 마스크 착용률입니다. 그 당시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90%가 넘었던 스페인, 이탈리아와 같은 국가도 있었고 여전히 10%에 불과한 스웨덴과 같은 국가도 있었죠. 그리고 그 겨울 동안 국가별 마스크 착용률과 코비드 19 유행양상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논문으로 발표된 바 있습니다. 현시점 스웨덴의 누적초과사망은 유럽 최하위권이기도  하고요.  

 


미국 CDC 수장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방역 당국과 그 전문가들도 마스크에 대하여 지금까지 가져왔던 입장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그 누구도 의문을 가질 수 없을 만큼 강력한 메시지로 대국민 세뇌 교육을 시켜왔던 탓에 도저히 자신들의 발언을 철회할 수가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깨어나야 합니다. 마스크는 뉴욕타임스 기사 제목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우리 미래세대의 신체건강, 정신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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