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예일 의대 연구팀에서 “Post-Vaccination Syndrome”이라는 신조어와 함께 의학계에 매우 민감한 화두를 던졌군요. 예일 의대에서는 LISTEN Study라고 불리는 온라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LISTEN은 <Listen to Immune, Symptom, and Treatment Experiences Now>의 약자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백신 접종 후 혹은 코로나19 감염 후 다양한 비특이적 증상들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기반하여 이들의 임상적, 면역학적 특성을 규명하고자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당신들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하여 특별히 선택된 단어인 듯한 LISTEN.. 그 이름만으로도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연구팀에서는 LISTEN Study에 등록된 환자들 중 백신 접종과 관련 있다고 판단되는 241명 환자들의 사례를 기술한 논문을 medRxiv에 올렸더군요. LISTEN Study는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등록하는 시스템으로 소위 빅데이터에 중독되어 버린 현시대 연구자들 눈에는 아주 하챦게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온갖 현란한 통계분석, 수리모델링으로 범벅된 논문에 익숙해진 시선으로 본다면 통계 분석조차 없는 이 논문은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질 낮은 연구 결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에이즈라는 병이 5명의 남자 동성애자들에게서 발생한 희귀한 감염병에 대한 단순한 기술로부터 시작되었음을 기억한다면, 최소한 저한테는 이 논문이, 그리고 논문 저자들이 선택한 Post-vaccination Syndrome이라는 용어 자체가 심상챦아 보이는군요.
이 환자들이 호소하는 가장 흔한 증상은 운동 과민성, 극심한 피로감, 말초신경 손상 관련 증상들, brain fog이라고 불리는 중추신경 관련 증상들이었습니다. 다양한 치료를 시도했으나 큰 효과가 없었으며 백신 접종 후 2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까지 여전히 매우 낮은 삶의 질을 보고하고 있었습니다. 이 환자들은 백신 접종 후 짧게도 하루 만에 길게는 몇 주 내에 다양한 증상들이 한꺼번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 원인을 백신 접종으로 보고 있었는데, 여기에 대한 저자들의 해석은 그 사실만으로는 백신이 원인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술은 논문 통과를 위한 일종의 요식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소한 이 논문의 저자로 이름을 올린 20명의 연구자들은 백신이 초래한 문제라고 믿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이들의 증상이 소위 롱 코비드라고 불리는, 코로나19 감염 후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증상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입니다. 바이러스 감염 후 일부에서 후유증을 경험하는 것은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 감염에서도 볼 수 있는데, 코로나19 경우만 후유증에 초점을 맞춘 엄청난 규모의 역학 연구들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죠. 드물게 진짜 롱 코비드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있다고는 보지만 지금 연구자들이 사용하는 롱 코비드 정의는 너무나 포괄적이라서 과연 이런 연구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의혹을 가지지 않을 수 없군요.
저자들은 다양한 기전들을 가설로 제시하고 있었는데, 제가 보기에 이 환자들이 경험한 증상 대부분은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가 존재할 때 흔히 발생하는 증상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특히 운동 과민성과 극심한 피로감은 대표적인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 관련 증상들이죠. 그런데 이런 증상들은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단기간내에 심각하게 훼손되었을 때 쉽게 인지 가능한 자각 증상일 뿐이고, 대부분 사람들에게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는 은밀하게 진행됩니다. 이 기간이 길어지면 자가면역질환부터, 암, 치매, 당뇨까지 모든 질병이 다 가능해지고요.
이전 글에서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만, mRNA백신의 전달체로 사용된 지질나노입자는 애초부터 미토콘드리아를 타깃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지질나노입자의 물리화학적 성격을 보면 세포 내로 들어갔을 때 미토콘드리아에 그 성분이 집중되도록 설계되어 있죠. 관련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면역반응을 높이기 위하여 미토콘드리아를 주 타깃으로 했다고 적고 있었는데, 이는 일종의 파우스트적 거래라고 봐야 합니다. 당장은 면역반응을 높일 수 있을지 몰라도-백신을 맞으면 항체가 수백 배 높아진다고 격찬했던 그 전문가들을 떠올려보기 바랍니다-, 백신 안에 포함된 어떤 성분이 장기간 미토콘드리아에 영향을 미치면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서서히 반전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유기체 건강의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장기적으로” 저하하는 모든 요인들은 건강을 서서히 망가뜨리고,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모든 요인들은 건강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를 야기하는 요인들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미토콘드리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xenobiotics들입니다. 제 필생의 연구주제인 POPs를 비롯하여 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 등... 모두 장기적으로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를 유발하기 때문에 해로운 것이고, 반면 우리가 건강에 좋다고 알고 있는 많은 생활습관들 -먹거리, 운동, 마음, 수면- 등은 이들 xenobiotics에 대한 현실적인 대처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고요.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와 만성염증 간에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습니다. 현재 만성염증은 수많은 만성질환의 핵심기전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만, 현시대 전문가들은 만성염증을 단지 “inflammatory pathway”의 관점으로만 이해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죠.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존재함을 이해하고 나면 그때서야 지금까지 갇혀 있었던 토끼굴에서 탈출이 가능해질 것이고 그와 함께 미토콘드리아를 타깃으로 하여 만들어진 백신의 문제점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누군가는 이 논문이 동료평가를 거친 학술저널이 아닌 medRxiv에 올라온 논문이라는 점에서 코웃음을 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코로나 사태 동안 주목했었던 논문들 대부분은 medRxiv에 먼저 올라와 있었던 논문들이었고, 그 논문들을 통하여 추론 가능했던 사실은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명백한 팩트로 드러났죠. 그중에는 나중에 저널에 공식 발표된 것도 있고 실리지 못한 논문들도 있습니다만 현시대 동료평가라는 심사과정에 대하여 그 누구보다 회의적인 저로서는 그 사실이 저의 판단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합니다.
지난 시간 코로나 백신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은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백신접종 후발주자였던 한국은 백신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업데이트된 정보를 가진 상태에서도 오로지 전 국민 백신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온갖 반인권적 정책들이 무차별적으로 시행되었다는 점에서 더욱더 국가의 책임이 큽니다. 이번과 같은 일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시비비를 가리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런 과정이 없다면 한국은 지구상에서 이번과 같은 일이 재발하기에 최적화된 국가가 될 겁니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했던 모더나 수석부회장은 한국을 손꼽히는 “親백신 문화”를 가진 국가라고 칭찬하면서 떠오르는 신흥 백신시장으로 평가했더군요. "mRNA 백신 안전성에 대한 또 하나의 문제 제기"에서 적었듯 현재 해외에서는 mRNA 백신안에서 발견된 plasmid DNA 오염문제로 큰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親백신 문화”를 가진 한국에서는 그 누구도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 것으로 보이니, 과연 한국은 모더나 측에서 우대할만한 특급 고객인 것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