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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덕희 Feb 22. 2020

신종 코로나,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건 아닐까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를 경험하면서 인구 250만 대도시의 대학병원 응급실들을 이렇게나 쉽게 폐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진짜 응급환자들에게는 골든타임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뇌졸중 환자의 골든타임은 약 3시간입니다. 하지만 빠르면 빠를수록 더욱 좋습니다. 얼마나 빨리 치료를 받느냐에 따라 장애 없이 회복될 수 있는가? 아니면 평생 불구로 사는가? 가 결정됩니다. 뇌졸중뿐만 아니라 심근경색, 교통사고.. 모두 1분 1초를 다투는 질병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살만한 국가에는 모두 응급의료체계라는 것을 갖추고 있고 응급의학은 현대의학의 꽃이기도 하죠. 


현재 우리나라에는 매년 약 10만 명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인구수 대비로 거칠게 어림잡아 보면 대구시에는 매년 약 5천 명, 하루 13.7명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한다고 계산됩니다. 다른 응급질병들은 다 차지하고, 오로지 뇌졸중만 계산했을 때 그렇다는 겁니다. 그 진짜 응급환자들에게 대학병원 응급실 폐쇄가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한번 상상해보시기 바랍니다. 



현재 감염병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관계하는 전문가들이 가장 우습게 보고 있으나, 실제로는 가장 중요한 것이 개인 면역력입니다. 본격적인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된 후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제가 앞서 글에서도 소개했지만 건강한 사람의 면역력이라는 것은 에이즈 바이러스까지도 없애버릴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신종 코로나 덕분에 헬스클럽도 문 닫고 집 밖에도 맘 놓고 못 나갑니다. 비상식량으로 사둔 라면이나 끓여먹으면서,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진짜 뉴스와 가짜 뉴스가 뒤섞이고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는 글들을 읽으면서 불안과 걱정은 늘어만 갑니다. 이 모든 것은 급속도로 우리의 면역력을 저하시킵니다. 바야흐로 진짜 유행이 시작될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지는 거죠. 


신종감염병만 등장하면 전문가든 일반인이든 모두 백신과 치료제 개발만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법은 제한적으로만 의미가 있을 뿐입니다. 비슷한 코로나 계열인 메르스나 사스도 아직 백신이 없습니다. 신종 감염성 질환에 대한 기본 접근방식은 개인위생과 더불어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강화시키면서 공존을 모색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그 놈들이 예뻐서 공존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밖에는 현실적으로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면역체계를 강화시키는 방법은  다음 글을 참고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들을 병원균이라고 이름 붙이고 항상 전투 모드로 살고 있습니다만 이런 미생물들의 존재 목적은 단 하나밖에 없습니다. 종을 번식시키는 거죠. 자신들의 종을 번식시키는 와중에 우연히 인간이 걸려드는 것일 뿐, 지구환경 파괴의 공적인 이 인간들을 괴롭혀야겠다는 불순한 의도는 단 한순간도 없었을 겁니다. 인간이 죽어버리면 이 놈들한테는 좋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인간들이 멀쩡하게 돌아다니면서 자기를 여기저기 퍼트려 줘야 종을 번식시키죠. 죽어버리고 아파서 운신도 못하고 하면 결국 이 놈들도 그 안에서 같이 죽어 가는 거죠. 


미생물들은 이러한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서서히 상황인식을 하기 시작합니다. 찍어 먹어봐야 똥인 줄 된장인 줄 구분이 가는 애들 이거던요. 아.. 인간들을 죽여 버리면 안 되는 거구나.. 최소한 겉으로 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도록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 종의 번식에 절대적으로 도움이 되는 거구나.. 그러면서 독성을 서서히 낮추면서 미생물 스스로도 공존의 방법을 찾아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진화의 법칙입니다. 


역사적으로 역병의 유행은 민심을 흉흉하게 만드는 가장 흔한 이유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하는 사람들은 감염병 유행에 대하여 매우 민감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라면 균형감각을 가지고 조언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언론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언론이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중세 흑사병급 질병이 되기도 하다가, 매년 찾아오는 독감의 이상 버전 정도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정치적인 관점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만, 지금 현실은 완전히 정반대인 것으로 보이니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응급실 폐쇄로 골든 타임을 놓친 진짜 응급환자도 초가삼간이고, 공포와 불안에 집 밖에도 못 나가는 일반 대중들도 초가삼간이고, 가게도 시장도 모두 문을 닫고 텅 비어 버린 우리 사회도 초가삼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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