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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덕희 Oct 29. 2020

집단면역 실패 인정했다는 스웨덴 관련 기사를 본 소감

"집단면역 실패 인정"으로 도배가 된,  오늘 나온 스웨덴 관련 기사 제목들을 한 번 쭉 모아 보았습니다. 지난 주말, 조만간 이런 일이 있을 듯해서 “누가 스웨덴을 실패라고 이야기하는가?”라는 글을 올린 바 있는데요, 안 읽어보신 분들은 링크를 따라가서 한번 읽어보시죠.  


국내 기사에서 인용한  스웨덴의 방역 책임자 안데스 테그넬 박사가 독일 언론과 했다는 인터뷰는 아래 2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집단면역을 추구하는 것은 윤리적이지도 않고 정당화될 수도 없다 (2) 역사상 백신 없이 집단면역으로 감염병을 완전히 막은 사례는 없다.


그러므로 실패를 인정한 것으로 자가 결론을 내리고 아래와 같이 화려한 제목들을 뽑은 듯합니다.

 


원 기사를 찾아보았습니다. 안데스 테그넬 박사가 말한 문장을 그대로 옮기면 아래와 같습니다.

(1)..it would be futile and immoral for a state to deliberately pursue herd immunity..

(2) Throughout history there has up to now been no infectious disease whose transmission was fully halted by herd immunity without a vaccine.


 발언에서 키워드는 “deliberately pursue” “fully halted”입니다. 고의인지 실수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말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생략되거나 그 중요성이 간과되어 버렸네요. 테그넬 박사의 인터뷰 내용을 행간의 의미까지 다 포함하여 풀이하면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의도적으로 추진하는 집단면역은  윤리적이지도 않고 정당화될 수도 없다. 그러나 감염병 유행시 집단면역이란 장기간 유지 가능한 방역대책의 필연적인 결과물로 이는 유행 관리 및 종식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백신을 통한 집단면역은 전파를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지만, 자연감염을 통하여 올라가는 집단면역은 전파를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이 아니다. 즉, 환자수 0이 되는 상황이 아니라 서서히 숙주와 바이러스 간 균형점에 이르면서 공존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이며, 셀 수 없이 많은 바이러스와 박테리아가 이런 방식으로 현재 우리와 공존하고 있다.


그리고 테그넬 박사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수가 늘어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All in all, we’re  fairly satisfied". 즉, 전체적으로 꽤 만족하고 있다는 총평으로 마무리한 이 인터뷰 기사가 어떻게 "실패 인정"이라는 제목으로 도배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군요.


제가 “누가 스웨덴을 실패라고 이야기하는가?”라는 글에서 확진자수는 급증하지만 사망자수는 여전히 0에 수렴하고 있는 스웨덴의 현 상황을 보여드리면서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없다면 스웨덴은 계속 지금처럼 갈 것이고, 과부하가 예상되면 전파속도를 늦추기 위한 대책들이 일시적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적은 바 있습니다. 독감 유행 때와 같이 코로나를 상대하는 거죠.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독감 유행시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스웨덴 국민들은 예전처럼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는 점일 겁니다. 마스크도 쓰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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