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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덕희 Mar 27. 2021

K방역 상자 밖으로 나가면 답이 보입니다

노마스크 노락다운으로 대응한 스웨덴의 현 상황은?

언제쯤 언론이 스웨덴 소식을 제대로 전하는지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꼬여가기만 하는 우리나라 코비드 19 사태에 대한 해결책은 스웨덴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최근 몇몇 외신에서 2020년 스웨덴 사망률에 대한 기사를 싣기 시작하는군요. 아래는 제가 오늘 찾은 외신 제목으로 링크를 클릭하면 기사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 급에서 다루었으니 곧 국내에도 기사화될 듯싶습니다.


 “Sweden saw lower 2020 death spike than much of Europe” (Reuters, Mar 24, 2021)

Sweden Saw Lower Mortality Rate Than Most of Europe in 2020, Despite No Lockdown” (Foundation for economic education, Mar 26, 2021)



로이터 통신은 스웨덴 상황을 계속 외면할 수 없어 마지못해 보도한 것 같습니다만, 기사를 내면서 꽤나 낯뜨거웠을 듯합니다. 왜냐하면 작년 8월, 로이터 통신은 “Sweden records highest death tally in 150 years in first six months of 2020”이라는 제목의 어이없는 기사를 실은 적이 있었거든요. 이를 그대로 받아 우리나라 언론들도 스웨덴을 비난하는 수많은 기사들을 쏟아냈고, 기사마다 K방역에 심취해 있던 국민들의 조롱 섞인 댓글들이 폭주했었죠. 이 기사가  얼마나 악의에 가득 찬 엉터리였는지는 그 당시 제가 올린 반론, “집단면역 스웨덴, 사망자 150년 만에 최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노락다운, 노마스크로 대응했던 스웨덴의 2020년 총 사망률 증가가 락다운과 마스크 착용 의무화로 대응했던 다른 유럽권 국가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작다는 사실을 건조하게 언급합니다. 스웨덴의 방역정책을 이끌었던 안데스 태그넬 박사의 인터뷰도 포함되어 있는데, 태그넬 박사는 락다운은 일시적으로 효과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팬데믹 전 기간을 통틀어보았을 때 그 효과는 매우 의심스럽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최근 시행된 설문조사에 의하면, 스웨덴 국민의 43%가 자국의 방역정책을 신뢰하고 30%가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답변했다고 합니다.


여태까지 주류 언론들이 스웨덴을 상대로 해 왔던 일들이 있는데, 이쯤에서 그냥 쿨하게 “스웨덴, 그래 너희들 잘한 것 같다”로 끝낼 수는 없겠죠. 스웨덴의 상황이 불편하기 짝이 없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소위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발언들을 인용합니다. “스웨덴의 결과가 락다운이 불필요했다는 증거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코비드 19와 관련된 어떤 자료도 완벽하지 않으므로 매우 조심스럽게 해석되어야 한다”.. 어쩌고 저쩌고.. 빌어먹을..


그런데 이 기사에는 제가 “스웨덴이 주는 교훈, 코비드 19는 벌거벗은 임금님?”에서 설명드렸던 몇몇 핵심적인 내용들이 빠져있습니다. 예를 들면, 스웨덴의 2020년 상황은 평상시보다 훨씬 낮았던 2019년 사망률이 코비드 19 유행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정확히 이해하여야만 제대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왜 스웨덴이 다른 북유럽 국가에 비하여 훨씬 높은 코비드 19 사망률을 보였는지 설명 가능합니다. 스웨덴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알고 싶은 분들은 위에 링크한 글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스웨덴뿐만이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가장 강력한 락다운과 마스크 의무화 정책을 가졌던 캘리포니아주와 작년 9월부터 사회를 완전히 열고 노마스크로 대응했던 플로리다주의 코비드 19 사망률이 별 차이가 없습니다. 원래 스웨덴과 같은 대응, 즉 완화 전략은 "지역사회 전파 후" 감염병 유행에 대처하는 교과서적인 접근법이었습니다만, 이번 코비드 19 유행시에는 근거 없는 무모한 실험으로 매도되었다는 것 매우 놀랍습니다. 사회를 닫으나 열으나 마스크를 끼나 안 끼나 감염병 유행 양상에 별 차이가 없다면 당연히 후자를 선택하는 것이 맞습니다만, 아직도 전자의 관점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을 보면 저같은 사람은 알 수 없는 뭔가가 있는 것도 같습니다.


한편 우리나라는 코비드 19 유행 중에 가장 이해 못할 대응을 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감염병이든 방역의 기본은 <초기에는 강하게, 시간이 지나면서 느슨하게> 입니다만 우리나라는 완벽한 역주행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유행 초기부터 알려졌던 동아시아권의 높은 코비드 19 저항력을 고려하면 이러한 역주행은 더더욱 이해 못할 일이고요. 방역을 國是로 삼은 듯한 우리나라는 오늘도 변함없이 K방역의 상자 안에서 <의미 없는 확진자 수 헤아리기>, <다시 한번 2주간>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자를 부수고 나와야 답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아니, 상자 너머로 고개를 내밀기만 해도 답이 보일 겁니다. 요즘은 방역당국의 행보에 너무나 좌절한 나머지, 혹시나 상자의 출구를 찾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찾고 싶은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닌가..라는 불온한 생각마저 드는군요..


**추가합니다 


4월 14일 자 연합뉴스에 "스웨덴에 무슨 일이.. 인구당 확진자 유럽 내 최악으로"라는 기사가 올라왔군요. 원 출처를 찾아보니 작년 여름, "집단면역 타진의 결과..스웨덴 사망자 150년 만에 최대"라는 어이없는 엉터리 기사를 실었던 영국의 더 가디언지로군요. 대중들이 진정으로 알아야 할 소식은 덮어두고, 공포 팔이로 연명하는 언론 그리고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군중들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참으로 답답하군요. 역시 방역은 우리가 최고라고 환호하는 댓글들을 보고 있자니 우리나라는 출구전략이니 뭐니 생각할 것 없고 그냥 K방역의 기치 아래 끝까지 가는 편이 나을 듯합니다.


혹시라도 아래 그림을 보고, 왜 스웨덴의 확진자수는 유럽 내 최악인데 사망자수는 여전히 바닥인지 궁금하신 분은 "무분별한 PCR 검사를 하지 않았더라면?"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코비드 19 확진자수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kind of trash에 가까운 정보이긴 합니다만, 집단면역의 관점에서 본다면 확진자수는 증가하고 사망자수는 감소하는 양상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그 지역에서 코비드 19는 바이러스와 숙주 간의 공진화 과정을 거쳐 감기, 독감과 비슷한 감염병이 되어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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