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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덕희 Apr 27. 2021

확진자 수 급증, 인도뿐만이 아니군요 2

어제 올린 1편에서 2021년이 되면서 인도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에서 코비드 19 확진자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PCR 검사에 기반한 확진자수는 아무런 의미 없는 정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유가 궁금하신 분은 "무분별한 PCR 검사를 하지 않았더라면?"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유행 곡선이 보여주는 증감의 패턴검사 프로토콜만 바뀌지 않았다면 여전히 의미가 있습니다. 유행이 시작된 지 1년도 훨씬 더 지난 지금, 정상적인 유행곡선과는 거리가 먼 형태로 여러 지역에서 동시 다발로 기하급수적 확진자 증가를 보인다는 점이 심상찮아 보여   자세히 자료를 들여다보았습니다. 


먼저 1편에서 언급한 확진자수가 급증하는 국가들의 인구 백만명당 코비드 19 사망자수 추이를 확인해보았습니다. 대부분 확진자수가 급증하면서 사망자수도 같이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습니다만 예외적인 국가들도 있군요. 독일, 스웨덴, 캐나다 등과 같이 의료시스템이  갖춰진 나라들입니다. 확진자 급증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은 여전히 낮게 유지하고 있네요. 그러나 1차 유행시에는 유행 곡선의 정점을 보인 후 깨끗하게 사망자 0에 가깝게 떨어졌습니다만, 이번에는 작은 숫자이긴 하나 일정 수준 사망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태군요. 




리고 자료 검색 중 인도의 코비드 19 관련 통계 사이트(https://www.covid19india.org/)를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알고 싶었던 인도 각 지역별 정보를 Our world in data만큼이나 상세하게 제공하고 있더군요.  1차 유행의 시점과 패턴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었으나 최근의 확진자 급증 패턴은 그 넓은 인도의 모든 지역에서 유사하게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그중 일부입니다.

 


1편에서 여러 대륙에 위치한 다양한 국가들이 비슷한 시기에 보이는 확진자 수 급증은 계절적 요인, "특정" 변이 바이러스, 방역정책 등으로 설명하기 힘들다고 적은 바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을 배제하고 나면 다음으로 가능성 있는 가설이 조심스럽습니다만 백신 접종과의 관련성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영국에 대한 최근 뉴스를 떠 올리면 이 가설은 쉽게 버릴 수 있을 듯도 합니다. 현재 우리는 두 국가 모두 성공적인 백신 접종으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극적으로 감소하고, 덕분에 국민들이 마스크를 벗고 일상을 찾아가고 있다고 듣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과 영국이 현재 결과에 이를 때까지 확진자와 사망자 급증 현상이 없었는지 궁금하더군요. Our world in data에서 제공하는 이스라엘과 영국의 인구 백만명당 코비드 19 사망자 추이와 백신 접종 시작 날짜와 백신 접종률을 한번 맞춰보았습니다. 음.. 영국은 12월 8일, 이스라엘은 12월 20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는데,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 백신 접종 시작 시점과 코비드 19 사망률 증가 시점이 상당히 겹쳐 보이네요. 두 국가 모두 1월 25일 전후에 사망률의 정점을 보이다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이때 백신 접종률이 이스라엘은 31.4%인데 비하여 영국은 9.7% 정도입니다. 영국의 사망률 감소에는 자연감염을 통하여 올라간 집단면역이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추가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영국과 비슷한 아랍에미레이트와 칠레의 상황도 살펴보았습니다. 아랍에미레이트는 시간순으로 볼 때 좀 더 뚜렷한 패턴이 있군요. 12월 14일 백신 접종을 시작해서 사망률의 정점을 보인 시기가 2월 25일, 이 당시 백신 접종률은 35.2%였습니다. 현재 사망률이 떨어지기는 했으나 백신 접종전과 비슷한 수준의 확진자와 사망자는 여전히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칠레는 백신 접종 후부터 사망률이 조금씩 증가하긴 하나 뚜렷한 정점을 보이고 있지  않으며 백신 접종률이 50%에 가까운 현재까지도 여전히 증가 추세입니다. 다른 세 국가와 비교할 때, 칠레는 초기 백신 접종 속도가 많이 느렸다는 차이가 있군요. 백신 종류는 국가마다 달랐는데, 이스라엘은 화이자, 영국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니카, 아랍에미레이트와 칠레는 중국산 백신을 주로 접종했습니다.  


현시점  제가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통계 자료는 이 정도가 전부 인 듯합니다. 유사한 패턴이 인과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무리한 해석은 하지 않는 편이 좋을 듯하고요. 최근 급격한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를 보이는 제3 세계 국가들이 향후 어떤 패턴을 보일지가 관건입니다만, 이들 상당수가 처음부터 코비드 19에 대하여 높은 저항력을 보였던 국가들이었음을 고려하면 여러 가지로 생각이 복잡해집니다. 최소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두고 오로지 방역 만능론의 관점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시급해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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