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KHYEON CHURCH / SPRING
평범한 회사원의
평범한 이야기
일이 잘 안되면 말을 아끼는 게 좋고
일이 잘 되면 더욱 말을 아끼는 게 좋다
불필요한 말은 화를 부르기 마련이다
일이 마무리되지 않으니
남들은 봄이어도 나는 겨울이고
아기가 태어나니
남들은 겨울이어도 나는 봄이더라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젖 냄새가 폴폴 나는 아기를 안고 있으니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의 의미를
가슴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一切唯心造
역시나 세상사 모든 일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비로소 약현성당에서 마주친
늦은 봄이 조금씩 흘러간다
점심시간을 틈타 몰래 만난
짧디 짧은 봄, 그리고 벚꽃
봄을 핑계 삼아 모르는 척 살며시
서로 손끝이라도 잡게 될 것만 같은
목련 가득한 골목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