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는 방식, 그 치열함에 대해

에세이

by 이건우

문득 들어버린 생각

나 요즘 열심히 살고 있구나.


한 번뿐인 인생 제대로 한번 살아보려고 애쓰고 있었구나.

나의 템포대로, 나의 방식을 찾으려 그렇게나 숱한 고민들과 고통의 시간들이 존재했었구나.


그렇다. 부모의 기대대로, 혹은 학교 선배가 닦아놓은 길로, 사회의 요구대로 순응하는 삶은 쉽다.(물론 현대의 취업난 구조에서는 그조차도 어렵긴 하지만) 그러나 그 길들이 나의 바람과 맞지 않음을 깨달아버린 인간은 그 쉬운 길을 두고 다른 곳을 찾아 떠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 길은 사회의 성장과 발전, 유지를 도모하지만 개인의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이리저리 발품을 팔아가며 시행착오를 하고 있는 중이다. 제주도에서 두 달간 생활해 보기도 하고 치열히 진로 고민을 계속하며 책을 찾아보고 소설을 읽고 사람들과 대화를 이어가며, 알바몬과 잡코리아 공고를 찾아보고 다시 또 고민하고 지원서를 작성하고 직접 일에도 뛰어들며, 또 거리를 다녀 다른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곁눈으로 보고 이해하려 하고 나의 가능성들을 여기저기서 수집하며, 무슨 옷을 살지 고민하고 가끔은 충동구매를 하기도 하며, 글을 쓰고 모임을 운영하고 사랑을 하고 가족, 친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이따금씩 운동과 러닝을 하고 산책으로 자연도 즐기고 명상도 하며, 멍 때리며 쉬기도 하고 쇼츠를 둘러보고 댓글을 읽어 기분이 상하기도 하며, 끼니를 챙겨 먹고 맛있는 것을 가끔 찾으며, 커피의 향을 음미하고 각성하고 비타민과 약을 주기적으로 복용하며, 영어를 공부하고 사회현상들에 의구심을 갖고 나무위키와 chat-gpt로 역사들을 뒤져보며, 정치와 평등에 대해서 생각하고 에너지와 환경에 대한 과학기술들에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우리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여러 마케팅에 대해 싫증을 내며, 선대인과 동시대인들의 비판적 사고를 흡수하고 철학을 읽고 노동을 하며, 좋은 잠을 자려 애쓰고 게임도 한다.


앞으로 누가 나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해야겠다.

나는 꽤 많은 것을 하며 살고 있다고.

그리고 왜 그렇게까지 많은 일들을 하며 사는지,

이제야 알겠다.

그 이유는 과연 나의 삶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삶을 너무 사랑해서 '잘'살려고, 나의 방식을 사회와 조율하려고,

제대로 한번 살아보려고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었구나.


타인에게 끌려가지 않으려고 애쓰면서도,

그렇다고 타인에게 빚을 지거나 게으르게 살지 않기 위해 먹고 살 일을 고민하면서.

나와 사회 사이에서, 어느 한쪽으로만 기울지 않기 위해 균형점을 찾고 있었다.


그것도 나만의 균형을 잡기 위해 이렇게나 애쓰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는다.

학생 때에 비하면 여유롭고 대충 살고 있었다는 감각이 서서히 옅어진다.

책상에 앉아 책과 강의노트를 붙잡고 공부를 하는 동안 자주 나를 괴롭혔던 '나는 지금 여기서 무얼 위해 이러고 있을까'라는 생각은 없어진지 오래.

나는 정말 치열하게 사는 중이었다. 정말로



아름다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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