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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건우 Oct 07. 2024

[실습 3일] 나는 A씨와 달라

실습생의 자격으로 석유화학회사에 출근한지 3일.

벌써 지루하다. 아마 내일 건강검진을 하기전까진 아무 일도 시키지 않을 계획인 것 같다.

3일동안 보고 배운것은 단지 이곳에서 일하는 연구원들을 보고 느낀점들뿐이다.

3일만의 결론은 이들이 정말 능력있고 열심히 살아왔다는 것. 

그러나 그것이 내가 되고 싶은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


명문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안정된 기업에서 억대연봉을 받으며 서울에 아파트까지 소유하고 있는 A씨. 사회적 성공을 이룬 그이지만, 그의 기쁨은 얼른 집에가서 최근에 새로 출시된 엘든링 DLC를 즐기는 것이다.

그의 삶은 비난할 거리가 전혀 없지만 나와는 결 자체가 다르다.

부럽지가 않다. 나는 엘든링 DLC로 삶의 기쁨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명성과 돈을 축적한다해도 인간의 본질적 기쁨은 변하지 않는것 같다. 이들이 지금 느끼고 있는 행복과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대학생 1학년이 느끼는 행복은 별반 다르지 않다. 


허영심은 채울수록 공허하고 타인의 시선을 만족시키는 일은 불가능하다. 나와 타인은 다르니까.

우리는 언제나 불완전 상태이다.

어차피 우리는 삶에대해 완전히 만족할 수 없고 행복과 불행을 반복한다면, 

결국 하고싶은 것을 하며 살아갈 수 밖에. 그것이 그리 거창하지않아도 된다. 

그저 나의 마음을 따르는 것이 삶에 있어 가장 추구해야 할 방향이지 않은가.


나의 기쁨은 자연과 인간에게서 온다. 풀과 바람, 물 그리고 음악과 책에 녹여나 있는 반짝거림. 패션도 좋고.

자신의 진로를 명확히 정해놓을수록 해야하는 일들에 시달려 불행만 늘어날뿐, 삶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자신을 억압할 수록 마음의 병은 쌓이고 곯는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나의 미래를 열어놓는 것. 하나에 국한되도록 하지 않는 것. 그동안 해온 일에 잠식되지 않는 것. 가능성을 열어놓자. 그것이 정말 나를 위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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