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

일본 여행 후

by 이건우


일본을 갔다왔다. 해외여행은 처음인지라 너무 많은 양의 정보들이 여행기간동안 머릿속을 헤집어 놔서 더욱 피곤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나온 질문. 우리들은 왜 서로 이렇게나 다를까? 도대체 어떠한 것이 한국과 일본을 나누게 되었을까? 한국에 돌아와서, 새삼스레 나의 일상들이 낮설게 느껴졌다. 이렇게나 험한 산악지형들 사이에서 얼마 있지도 않은 평지에 5000만이나 되는 인구가 나누어 살고 있다는 것. 심지어 그렇게 좁은 평지들 위로 박혀있는, 한국의 트라우마와 결핍을 극복해내려 과시하듯 유독 거대한 건축물들. 그 중에서도 서울-경기지역에 절반이상 사람들이 몰려있다는 생각을 하다보면 겉잡을 수 없이 이 나라가 신기해지고 피곤해진다.



또 하나. 요즘 '국가' 자체에 대해 많이 했던 생각과 연결되어 느껴진 것이 있다. 무슨 연유로 '국가'라는 개념이 우리를 앞서 있어서 인간들을 서로 갈라놓았나. 여행은 타국의 인간을 느끼러 가는 것이다. 인간이 만든 건축물, 거리 분위기, 음식과 술. 모든 문화는 역사로부터 생성되고 역사는 지리에서 비롯된다. 한반도의 좁디좁은 산악지형과 열도의 가로로 쭉 뻗은 평지지형이 아마 우리의 차이를 시작시켰을 것이다. 그런 시작에서부터 여기까지. 사실 대한민국이란 대륙 끝트머리 붙어있는 한반도의 남쪽 지형에 불과하지 않은가. 일본은 그 옆 거대한 섬에 불과하지 않은가. 우리는 서로 각자의 국가를 내세우며 벽을 세우고 살았다. 그냥 인간인데. 지구 속 인류인데.



일본 뿐 아니라 전세계. 아메리카와 유럽과 아프리카, 오세아니아까. 나는 이번 여행 후 내가 지구인임을 절실히 느꼈다. 국가라는 경계는 결국 인위적인 것일 뿐, 우리는 같은 행성을 공유하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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