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시간아 가라. 나는 너가 떠남을 잡지 않는다. 시계바늘은 손색없이 다음을 향해 나아간다. 그런 바늘을 가만히 보고 있자하면 나의 마음도 덩달아 조급해진다. '저기 가는 시계바늘을 어서 쫓아야 하지 않을까' 하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지금조차 나의 시간은 소비되고 있다. 다시는 주워담을 수 없이 흘려버린 것들을 아까워하며 당장이라도 어서 빨리 저멀리 가고있는 시계바늘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내 속은 타들어간다.
그런 마음이 여유를 없애고, 짜증을 내게 하며, 자신 스스로를 옥죄게 한다. 어느새 나는 시간의 노예가 되어 과거는 후회하고 미래를 따져보며 '지금'에 서 있는 나 자신은 돌보지 못하게 된다. 그런 사실을 깨닫게 된 오늘. 횡단보도 없던 차도를 조심스레 건너는 할머니에게 짜증스럽던 운전을 보고, 도대체 저 사람이 짜증을 발현하고 있는 이유, 시간을 아까워 하는 이유, 시간에 쫓기며 조급해지는 이유들을 생각해보다 이 글감을 떠올렸다.
그렇다면 그냥 나는 가는 시간을 붙잡지 않으련다. 단지 인간의 발명품따위인 시계는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시간의 감각 전부를 표현해낼 수 없을 것이다. 그럼 나는 여유롭게 시계를 흘겨보기만 하곤 내 생활에 집중할 수 있다. 강의시간을 맞춰야 할 필요도, 출근과 퇴근이 정해져 있지도 않은 현재이니. 단지 낮과 밤. 밝음과 어두움의 반복을 느끼며, 세월아 갈테면 가봐라. 나는 나의 템포로 갈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