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최근에 발견한 겨울의 즐거움. 나는 언제나 겨울을 괴로워한다. 겨울은 사계절 중 태양이 가장 늦게 뜨고 가장 빨리 지는 계절이다. 쉽게 어두움이 드리운다는 뜻이다. 햇살로부터 삶의 즐거움, 생명력을 느끼는 나에게 이 어두움은 치명적이다. 따뜻한 햇살과 밝은 기운으로 번뇌들을 쉽게 극복하는 다른 계절들과 달리 겨울은 그럴 수가 없어 쉽게 가라앉는다.
또 무엇보다 특유의 차가운 기운이 나를 위축되게 만든다. 어깨부터 시작되어 몸 전체가 뻣뻣하게 굳으면 생각까지도 굳는 기분. 당장의 추위를 견뎌내는 것 말고는 어떠한 것에도 에너지를 쓰고싶지 않다는 의지가 내면에서 돌게 된다. 그렇게 되면 삶을 즐겁게 바라보기가 힘들다. 그러한 추위에 나는 쉽게 굴복당한다.
그러나 나는 최근 대단한 삶의 지혜를 발견했다. 바로 "국물요리를 먹은 뒤 찬바람 쐬기" 이다. 짧은 해가 다 지나가 어두움을 마주한 뒤 오늘을 반추하며 지나간 햇살의 시간을 아까워 할때, 추위를 견디는데 온 힘을 쏟아 더이상 아무런 의지도 생겨나지 않을 때, 따뜻한 국물요리를 먹고나면 금세 따뜻한 기운이 내면에서 돌게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나서 바깥의 차가운 기운과 마주하면 이전과는 다른 나를 느끼며 기분이 좋아짐을 발견한다. 내면의 따뜻함으로 어떠한 것도 무서울 것이 없는 기분. 외부의 차가움이 나를 더이상 어쩌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 그런 승리의 기분으로 걷는다. 즐거움이 되살아난다. 생각해보면 얼마나 간단한 해결책인가! 따뜻한 한 그릇이 이런 힘을 줄 줄이야. 그런 마음으로 겨울을 통과하고 있는 요즘. 혹시 당신도 왠지 모르게 우울하다면 오늘은 따뜻한 국물요리를 드셔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