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하루들

에세이

by 이건우

무슨 글을 쓸까. 아무 생각은 없이 그냥 쓰고싶다는 생각뿐이다. 그렇다면 생각이 있는 것이다.



거의 가끔 쓰는 일기. 이것은 빈 곳에 놓인 나에게 하나의 루틴을 부여하고 싶어서 떠오른 방법이다. 뭐라도 하고자, 남기고자, 표출하고자, 나는 쓰기로 한다. 거의 매일을.



일상에서 시작해보자.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하루들. 그렇다고 우울하지도 않은 보통의 하루들을 통과하고 있다. 조금은 잔잔한 그런 하루들.



언젠가부터 '준비'를 하지 않게 되었다. 어떠한 일을 실행하기전에 단계. 시험준비, 취업준비, 여행준비, 결혼준비등. 요즘은 그냥 한다. 무언가가 되고자 하는 열망이 사라지고 쫒고자 하는 것에 몰두하는 것이 아닌 '지금 이 자리'에 나에게 집중하게 되면서 나는 그냥 한다. 자격증이나 특정 직업인이 되기 위한 준비로써 공부를 하기보다는 그냥 책을 읽는다. 여행을 가기 전에는 항공권 가격을 비교하며 사고 숙소를 찾아보며 예약한다. 그러니까 어떤 일을 하는 그 자체로 느끼는 것이다. 그러면 좋다. 좋다보니 자연스럽게 생각과 행동의 그쪽으로 방향이 흘러간다. 의식하지 않으면, 나는 '준비'라는 단어 자체를 잊고 산다.



그렇다고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하루를 보낸다. 분명 위 기쁨을 상쇄할만한 무언가가 일상에 있다는 것인데...아마도 약간의 권태감이 있다. 기분의 진폭이 낮고 무던하다보니 자극이 부족한 느낌. 예를 들면 시험공부 중 약간의 일탈들. 현재를 참아 시험에 준비하고 난 뒤 좋은 성적을 받았을 때의 쾌감. 그런 것들이 요즘의 일상에는 없다. 나도 그런 것들에 이미 익숙해져 버려 약간의 공허함이 어느새 권태로 진행중인지도 모를 일이다.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질 일이다. 그렇게 나는 받아들이고 하루를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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