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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국희 Dec 15. 2021

언제나 이런 식인가? 아직 때가 아닌가?

낙관적 대 비관적 설명양식

살면서 내가 뜻한 그대로, 마음먹은 그대로 되는 일들이 얼마나 될까?


내가 파악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고려하여 계획을 세웠다 해도

여전히 파악하지 못한 곳에서 변수가 생기는 것이 인생이다.


그렇다고 계획을 세우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계획을 세워서 진행하다가 변수가 생기면

변경하여 나아가면 되는 것이지, 계획 자체가 없어서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계획을 세우되 우연을 인정하는 삶, 여기에 삶의 묘미가 있고, 재미가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변수가 생겼을 때 또는 경로 변경이 필요할 때,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진행하던 것을 다시 생각해야 하고,

새로운 길이 어느 쪽으로 나 있는지 살펴보는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인지적 에너지가 적지 않게 소모된다.


더 큰 문제는 감정적인 부분에서 나타날 수 있다.

어떤 일을 계획대로 진행하다가 그것에 수정이 필요함을 느꼈을 때,

즉 뭔가 잘 되지 않을 때, 짜증이 날 수도 있고, 더 심하게는 화가 날 수도 있다.

시간 낭비했다는 생각과 함께,

혈기가 있는 사람은 '다 때려치워!'라는 말이 입에서 튀어나올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바보가 되었다고 느껴지고, 좌절하고 실망할 수도 있다.


실패했다는 느낌, 뭔가 패배했다는 느낌, 굉장한 손실을 보았다는 느낌에

잠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똑같은 부정적 상황을 경험하면서도 이런 패배감, 실패감, 좌절감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행복한 사람들이다. 낙관적인 사람이라고도 부른다.

그럼 이 행복하고 낙관적인 사람들은 보통의 불행하고 비관적인 사람들과 무엇이 다른 걸까?


핵심은 실패나 패배라고 부를 수 있는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달려 있다.

다른 말로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은 부정적 상황을 규정하고, 해석하며,

논의하는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Photo by Team Fredi on Unsplash


먼저 불행한 사람은 기대에 어긋나거나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그런 일이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생각하고, 모든 범위에서 나쁜 일이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나는 언제나 이런 식이지'라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내가 하는 일을 그렇지 뭐'라는 표현도 있다.

전문 용어로 비관적 설명양식(pessimistic explanatory style)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런 표현을 쓰는 사람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실제로 이런 표현을 쓰다 보면, '그런 일만 겪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말이 씨가 된다고 할까?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서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는가.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되던 일도 망치게 될 것이다.


이런 식의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조금만 계획에서 어긋나는 것 같으면, 포기하고, 좌절하고,

무너져 내릴 것이다. 안 그런 것이 이상하다.


행복하고 낙관적인 사람은 다르다.


'오늘은 좀 어긋났네'

'아직 때가 아니구나'

'이 방법은 좋은 방법이 아니었나 보다'

전문 용어로 낙관적 설명양식(optimistic explanatory style)이라고 부른다.


이런 식의 표현을 쓴다.

어떤가? 뭔가 다른 것이 느껴지는가? 그렇다.

행복하고 낙관적은 사람들은 나쁜 일을 일시적으로 한정한다.

나쁜 일의 범위를 지금 하고 있는 방법 혹은 지금 하고 있는 일로 한정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런 사고방식을 가지면, 계획에서 어긋나더라도 포기하지 않는다.

다른 방법으로 다시 도전하고, 새로운 길을 찾고,

그 과정에서 배우고, 깨닫고, 마침내 이루게 된다.

부정적 사건을 배움으로,

일시적 시행착오를 성공으로 바꾼 것이다.

그리고 계속 행복해진다.


*참고문헌

Peterson, C., Seligman, M. E., & Vaillant, G. E. (1988). Pessimistic explanatory style is a risk factor for physical illness: A thirty-five-year longitudinal study.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55(1), 23–27.


Peterson, C., & Seligman, M. E. (1987). Explanatory style and illness. Journal of Personality, 55(2), 237-265.


Peterson, C., & Buchanan, G. M. (1995). Explanatory style: History and evolution of the field. In G. M. Buchanan & M. E. P. Seligman (Eds.), Explanatory style (p. 1–20). Lawrence Erlbaum Associates, Inc.


*관련 홈페이지: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http://happyfinder.co.kr/


*표지 그림 출처

Photo by Zachary Nelson on Unsplash


*행복을 읽어 주는 인지심리학자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xpwfINPyNYaSKJX7Io2B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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