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국희 Apr 26. 2023

불안이 높은 당신이 지금 바로 해야 할 일

현대인의 불안을 조장하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끊어라!

과학적으로 검증된 성격 검사 중 하나인 빅-파이브(Big-5) 성격 검사에 보면,

신경증 성향이라고 불리는 특성이 있다. MBTI가 측정하지 못하는 요소다.

신경증 성향은 그 사람의 정서 상태 혹은 감정 상태가 얼마나 안정적인지와 관련되어 있다.


어떤 사람의 정서가 굉장히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관리되면 신경증 성향이 낮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평온하고, 정서적 변화가 적다.

이 사람들은 남들이 흥분하는 상황에서도 차분함을 유지한다.

언제나 객관적인 시야, 넓은 시야, 건강하고 합리적인 관점을 가지는 것도 이 사람의 특성이다.

그러다보니 이 사람들은 보통 행복하다.


반대로 어떤 사람의 정서가 변덕이 심하고, 자주 바뀌고,

바뀌는 수준의 차이가 크면 신경증 성향이 높다고 평가된다.

이 사람들은 정서적인 상태가 목욕탕의 뜨거운 온탕에서 얼음장같은 냉탕 사이의 오간다.

금방 웃었다가, 금방 슬퍼지기도 하고, 도무지 감정 상태를 종잡을 수 없다.

자기 자신도 자신의 감정에 대해 예측하기 힘들고,

남들도 그 사람의 감정을 예측하기 힘들어서 그 사람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거대한 부정 정서에 휩싸여 시야가 극도로 좁아지는가 하면,

거대한 긍정 정서에 휩싸여 시야가 너무 넓어져서 생뚱맞은 말과 행동,

맥락과 상황에 전혀 어울리지 않은 언행을 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만든다.


이런 사람은 평온한 상태의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가 어렵고, 늘 뭔가 불안하고, 우울하다.

언제나 걱정과 근심, 때로는 공포에 눌려 있는 듯한 모습과 표정인 것도 이런 사람들의 특징이다.

힘들어 하고, 지쳐있고, 스트레스가 높다. 결국 불행하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이러한 성격적 특성은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경증 성향이 낮았던 사람도 충격적인 사건에 의해 신경증 성향이 높아질 수 있다.

물론 대부분 일시적인 불안으로 끝나곤 하지만, 길어지면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


신경증 성향이 높았던 사람도 연습과 훈련, 그리고 몇 가지 조치를 통해 신경증 성향을 낮게 만들 수 있다.

높은 신경증 성향이 보이는 감정 기복과 불안, 스트레스는 결국 우리 뇌의 작용이므로

연습과 상황 통제를 통해 우리 뇌를 새로운 방식으로 작용하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연습과 상황 통제르 통해 우리 뇌의 신경 구조를 바꾸면, 사실상 새로운 내가 되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경우 신경증 성향이 극단적으로 높은 사람은 드물다.

앞서 언급한 높은 신경증 성향의 온갖 나쁜 증상들, 불행해질 수 밖에 없는 조건들을

정말 있는 그대로 다 경험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여러분 대부분은 신경증이 성향이 보통이거나, 아니면 그보다 살짝 높은 수준이지,

극단적으로 높은 수준이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신경증 성향이 그렇게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극단적으로 높은 사람처럼 불안에 떠는 현대인이 많다. 어쩌면 진짜 문제는 이것이다.

성격적 특성에서 혹은 타고난 기질에서 불안이 엄청나게 높은 사람은 적지만,

현대인 중에는 마치 성장기에 만들어진 성격과 타고난 기질이 불안한 사람인 것같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어! 어떡하지! 지금 내 얘기 같은데?"라는 생각이 된다면,

지금부터 조금 더 집중해서 내 이야기를 들어주기 바란다.


성격이나 기질적으로 불안이 높지 않음에도 현대인들을 불안하게 하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당신이 불안하다면, 성격이나 기질에 의해서라기 보다

현대인의 불안을 조정하는 이 세 가지 요소를 적절히 통제하지 못해서 불안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Photo by No Revisions on Unsplash


첫째, 멀티태스킹(Multi-tasking)하는 현대인은 불안하다.

현대인들은 별 생각없이 멀티태스킹을 할 때가 많다.

어디서나 여기저기 기웃기웃하는 현대인들을 보게 된다.

카페에도, 직장에도, 집에도 모두 멀티를 하는 현대인들로 가득하다.

심지어 연인이 서로 만나서도 서로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멀티를 하고,

친구들이 만나서 함께 있지만, 서로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멀티를 한다.


그런데 이걸 아는가? 멀티를 하면 우리 뇌는 위기경보 시스템을 울려댄다는 것을 말이다.

멀티를 하면, 우리 몸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하기 시작하고,

긴장하게 만들며, 경직되게 만든다는 것을 아는가?

이는 우리 뇌가 구석기 시대의 뇌, 수렵과 채집 시대의 뇌라는 것과 관련이 있다.

쉽게 우리 뇌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멀티를 하도록 발달하지 않았다.

우리 뇌는 한 번에 하나씩, 차근차근, 천천히, 순차적으로 일을 하면서 생산성을 보이도록 발달했다.


그러나 맹수와 마주쳐서 도망가야 하는 위기 상황에서,

내 동료와 가족을 지키면서 동물이나, 나쁜 사람과 싸워야 하는 위기 상황에서는 특수하게

멀티를 하도록 허용한다.

맹수에게 도망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주변 지형지물을 살피면서, 도주로를 계산하고,

맹수가 어디 있는지 힐끔힐끔 살피는 일도 해야 한다. 한마디로 이것저것 신경쓸게 많아진다.

이는 불안한 상황이고, 긴장된 상황이다. 스트레스가 끓어오르는 상황인 것이다.


적과 싸우면서 동료와 가족, 자녀들을 지켜야 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가족들도 살피고, 적들의 움직임도 살피고, 역시 이것저것 신경쓸게 많아진다.

이 역시 불안하고 긴장된 스트레스 상황이다.


즉 우리의 구석기 시대 뇌에 있어 멀티는 불안하고, 긴장되는 스트레스 상황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러분은 실제로 불안하지도 않고, 긴장되지도 않고, 스트레스 상황에 있는 것도 아닌데,

멀티를 하고 있다.

그럼 우리 뇌는 혼동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렇게 해석을 해버린다.

1) 어! 이 친구가 멀티를 하네?

2) 지금 불안하고, 긴장되고, 스트레스 받는 상황인가보다!

3) 지금 불안해야 하는 거구나!

4) 걱정, 근심, 불안, 긴장, 스트레스 작동 시작!


알겠는가? 진짜 불안해서 불안해진게 아니라, 여러분이 불안할 때 하는 행동을 해서 불안해진 것이다.

이런 것을 전문용어로 체화된 인지라고 부른다.

멀티에 대한 우리 뇌의 체화된 인지로 인해,

현대인은 경험하지 않아도 될 불안과 긴장,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


둘째, 뉴스를 많이 보는 현대인은 불안하다.

현대인은 뉴스 중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뉴스에는 좋은 소식이 별로 없다.

뉴스는 인간의 부정 편향(부정적인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성향)을 극단적으로 이용하는 매체다.

온갖 부정적인 소식들로 가득 채워서 인간의 주의를 끌어가고, 클릭을 유발한다.

뉴스를 보고 있자면, 세상은 악의 구렁텅이이고, 지옥이다.

그러나 이것은 세상에 대한 왜곡된 신념이다.

이 세상은 뉴스에 나오는 것보다 괜찮고, 아름답고, 살만하다.

이 세상은 뉴스에 나오는 것보다 상식적이고, 정상이고, 정상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뉴스를 계속 클릭하는 사람들은 이런 세상의 진짜 모습을 보지 못한다.

뉴스가 보여주는 세상에 갇혀 무서워하고, 불안해하고, 긴장한다.

실제로 뉴스를 많이 보는 사람일수록

범죄율을 실제보다 높게 추정한다. 그것도 과도하게 높게 추정한다.

뉴스를 많이 보는 사람일수록 경제 주체들과 정부의 부정부패 수준을 과도하게 높게 추정한다.

뉴스를 많이 보는 사람일수록 자연재해나 갑작스런 사건 사고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높게 추정하고,

이 세상을 더 불확실하게 여긴다.

걱정을 사서한다는 것이 이런 사람일 것이다.


셋째, 카페인을 자주 섭취하는 현대인은 불안하다.

내가 있는 학교의 학생들 중에는 커피를 밥처럼 먹는 학생들이 참 많다.

아침 먹고 커피!, 점심 먹고 커피!, 저녁 먹고 커피!

심지어 아침은 안 먹어도 커피!, 점심은 안 먹어도 커피! 저녁은 안 먹어도 커피!

이게 무슨 감기약도 아니고, 하루 세 번씩 챙겨 먹는다.

직장인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침에는 아침이라서 커피를 먹어줘야 하고,

점심에는 점심이라서 커피를 먹어줘야 하고,

저녁에는 저녁이라서(야근해야 되서) 커피를 먹어줘야 한다.


큰일이다. 이렇게 카페인을 과다복용하면, 먹지 않으니만 못하니 말이다.

카페인을 적당량 복용하면, 집중력을 높여주기에 공부하고, 일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적당량이 넘어가면, 불안과 긴장을 높이면서 우리 뇌의 시스템을 심하게 교란시킨다.

그리고 카페인의 적당량은 아침에 머그잔으로 한 잔 정도다.

하루에 인스턴트 원두 커피 한 봉지 정도가 적당량이고,

하루에 인스턴트 설탕프림 커피 두 봉지 정도가 적당량이다.

그런데 현대인은 이것을 세 개 씩 먹어서 카페인 과다 상태가 된다.

적당한 긴장과 집중력을 주어야 하는 카페인이

집중력은 빼앗아가고, 거대한 긴장과 불안만 조장하게 된다.

과유불급!


재미있는 것은 위에 언급한 세 가지를 다 하는 현대인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멀티를 하면서 커피를 과다복용하고, 계속 뉴스를 본다!

이렇게 하는데 불안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불안에 떠는 현대인들이여. 이제 이 세 가지를 끊어 버려야 한다.

멀티를 끊어라!

뉴스 과부하를 끊어라!

커피를 끊어라! (아니면 디카페인을 먹어라!)


행복해지고 싶은가?

그럼 이 세 가지를 지금 당장 실천하는 것이 좋다.


*참고문헌

Price, D. (2021). Laziness does not exist. Simon and Schuster.


*표지 그림 출처

Photo by Uday Mittal on Unsplash

작가의 이전글 봉사는 내 삶을 지키면서 하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