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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국희 Sep 20. 2023

당신의 공부는 환경을 당신 것으로 만들어 주고 있는가?

당신이 공부하고 있다면, 환경에 대한 통제감이 늘어야 한다

뛰어난 로비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미스 슬로운>에 보면

내가 좋아하는 명대사들이 등장한다.


-로비의 핵심은 통찰력이다.

-상대방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적절한 대응책이 다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

-상대가 나에게 회심의 일격을 가하기 전에 늘 한 발 앞서서 회심의 일격을 가해야 한다.

 (그래서 상대의 모든 패를 무용지물로 만들어야 한다.)

-적을 놀라게 하되, 적에게 놀라서는 안 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로비스트 슬로운은 이 대사를 그대로 실천하는 사람이다.


언제나 통찰력을 발휘하고, 상대방의 움직을 읽고 대비책을 다 마련해 두었으며,

상대방이 회심의 일격을 준비할 때, 강력한 회심의 일격을 가하여 상대방의 모든 전략을 무산시키고,

자신은 늘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지만, 사람들은 슬로운을 놀라게 하지 못한다.


어떻게 해야 슬로운 같이 강력한 로비스트가 될 수 있을까?

영화는 슬로운의 성공 비결이 어마어마한 노력임을 암시한다.

엄청나게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자신에 대해, 자신의 팀원에 대해, 적에 대해, 적의 가족에 대해,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에 대해

늘 철저하게 공부한다.


아는 것에서 기회가 생긴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누구보다 많이 알려고 하고, 누구보다 많이 공부한다.


공부하는 미스 슬로운은 남에게 끌려다니지 않고, 자신이 남들을 끌고 다닌다.

공부하는 미스 슬로운은 상황의 변화에 전전긍긍하지 않고, 자신이 상황과 새로운 국면을 창조한다.

공부하는 미스 슬로운은 타인이 파놓은 함정에 빠지지 않고, 자신이 파놓은 함정으로 상대를 끌고 간다.


한 마디로 줄이면, 미스 슬로운은 엄청난 노력으로 환경을 장악한 사람이다.

그녀는 상황 제어하고 없는 운을 창출해내는 화신과 같은 존재다.


인지심리학자의 눈으로 볼 때,

<미스 슬로운>은 공부하면 무엇이 좋아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공부를 왜 해야 하냐, 공부하면 뭐가 좋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을 때마다

나는 <미스 슬로운>을 떠올린다.


공부를 왜 해야 하냐고?

상황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한다.


공부하면 뭐가 좋냐고?

환경에서 내 운을 창출하기 위해서 한다.


Picture Credits - IANS


공부하지 않으면 뭐가 나쁘냐고?

상황과 환경에 계속 끌려다니게 될 것이다.

공부하지 않으면 남들이 만들어 놓은 무대에서 꼭두각시처럼 움직이게 될 것이다.

공부하지 않으면 남들이 쳐놓은 그물 안에서 허우적거리다가 결국 잡아 먹힐 것이다.

공부하지 않으면 남들이 만든 규칙이 적용되는 게임판에서 들러리나 서게 될 것이다.


그러나 공부하면

상황과 환경을 내가 창출해 나갈 것이다.

남들을 내가 만든 환경과 상황에 끌고 들어올 지언정 내가 남들이 만든 환경에 들어가진 않을 것이다.


상황과 환경의 주도권이

시간 활용과 공간 활용의 주도권이 언제나 나에게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럼 공부해라.


공부하면,

게임의 규칙을 만드는 사람이 될 것이고, 남들을 내가 만든 게임의 규칙 안에서 놀게 할 수 있다.


이쯤에서 분명 이런 질문이 나올 것이다.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여전히 남들이 만든 무대에서 놀고 있는 사람은 뭐냐고?


아쉽지만, 공부라고 다 똑같은 공부가 아니다.

본인이 공부했다고 느끼는 것과 인지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공부는 다르다.


만약 당신이 공부 열심히 한 것 같은데,

환경에 대한 통제력이 늘어나지 않았다면,

인지심리학자인 나는 이렇게 말해줄 수 밖에 없다.

당신은 공부 안 한 것이라고,

당신이 진짜 공부를 했다면 환경 장악력과 환경 통제력이 늘어났을 것이라고 말이다.


학교에서 남이 내 준 시험 문제 잘맞추게 된 것을 공부했다고 착각하지 말라.

그냥 남이 만든 판에서 놀아났을 뿐이다.

당신이 시험 문제를 낼 수 있고, 만들 수 있고, 요점을 파악할 수 있고, 가르칠 수 있고,

만들 수 있게 되었어야 진짜 공부를 한 것이다.


언어 영역 점수 좀 잘 받았다고 우쭐하지 말라.

그냥 남이 만든 규칙 안에서 노예가 되었을 뿐이다.

시조를 지을 수 있고, 소설을 쓸 수 있고, 시를 쓸 수 있고,

가사를 쓸 수 있고, 논술을 쓸 수 있고, 설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환경을 장악하는 진짜 공부를 한 것이다.


수리 영역 점수 좀 잘 받았다고 성공할 것이라고 착각하지 말라.

공식을 만들 수 있고, 함수를 만들 수 있고,

수학적 사고를 할 수 있고, 논리적 사고를 해낼 수 있고,

그런 사고를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상황을 통제하는 진짜 공부를 한 것이다.


당신이 공부 좀 했는데, 상황에 대한 통제와 환경에 대한 통제는 완전 꽝이라면,

돌아보라. 반성해보라.


과연 나는 남들이 내준 시험 문제를 푸는 사람이었는지,

아니면 시험 문제를 낼 수 있을 정도로 공부한 사람이었는지를.


당신이 진짜로 공부했다면,

날이 갈수록 환경과 상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힘이 증가했어야 한다.


당신이 진짜 공부했다면,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영역, 스스로 해낼 수 있고, 장악할 수 있는 과업들의 범위가 늘어났어야 한다.


상황, 환경, 운을 여러분 것으로 만들어주지 못하는 공부는 당장 그만두라.

그리고 이런 것들을 당신 것으로 만들어 주는 진짜 공부를 바로 시작하라.


공부는 환경과 상황과 운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다.


*참고문헌

이국희. (2019). 메모리 크래프트. 이너북스.


*표지 그림 출처

World chess champion Magnes Carlsen (right) won't play his computer or play the game like a computer. Instead, he chooses his strategy based on what he knows about his opponent. Sebastian Reuter/Getty Images for World Chess by Agon Limited.

https://www.npr.org/sections/alltechconsidered/2016/10/24/499162905/20-years-later-humans-still-no-match-for-computers-on-the-chessboard


*중간 삽입 그림 출처

https://www.thestatesman.com/sports/royal-chess-deals-with-cheating-controversy-and-existential-threat-crises-15031184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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