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고은 Apr 26. 2021

글쓰기로 밥벌이

2005년에 일간지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10년여간 일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는 인터넷 미디어에 기사를 썼다. 간간이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방송 원고를 썼다. 그간의 경험과 사유를 담아 몇 권의 단행본을 출간했다. 현재는 ‘어쩌다 공무원’이 되어 언론홍보 자료를 다.


15년여간 나의 사회생활은 모두 ‘글쓰기’로 귀결된다. 기사와 방송 원고, 책 원고를 쓰는 일은 사실을 수집하고 확인해, 나의 언어로 환원한 후 새로 쓰는 일의 연속이었다. 지금 주로 하는 일인 보도자료 쓰기 역시 마찬가지다.


돌아보면 나의 일상은 큰 틀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기자 생활을 할 때 보도자료를 읽고 기사를 썼다면, 이제는 기사를 읽고 보도자료를 쓴다. 무엇이 되었든 읽고, 쓰고, 고치는 것이 여전히 나의 일이다. 먹고사는 일이라는 게 별반 다르지 않다.


새벽에 일어나는 일상도 변함없다. 회사를 그만둔 후 프리랜서 형태로 일을 할 때는 새벽에 일어나 글을 썼다. 지금은 새벽에 일어나 조간신문 스크랩을 확인하고, 보도 동향을 살핀다. 새벽에 일어나 자기 계발을 하는 ‘미라클 모닝’이 각광을 받는다는데, 나의 새벽이 언젠가 기적(miracle)을 불러올 수 있으려나.


마흔이 넘어 그동안의 사회생활을 돌아보면, 사람은 결국 자기가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일의 길로 수렴하는 것 같다. 설령 다른 분야의 직업을 갖고 있더라도, 취미이든 제2의 직업이든 언젠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회귀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좋아하는 일을 자신의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운 좋은 일도 없을 것이다.


냉혹한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글쓰기로 돈을 번다는 것은 허황한 일로 여겨질 만큼 비현실적인 일이다. 책의 인세는 초라하고, 언론사 수익 모델의 길은 묘연하다. 그럼에도 이제껏 글쓰기로 돈을 벌고 있으니,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의 15년, 30년도 글쓰기로 밥벌이할 수 있는 나의 새벽이 함께 하길 기도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