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노동자로 일해온 지 만 9개월을 넘겼다. 처음 해보는 중간 관리자 역할도 이제 조금 익숙해졌다. 물론 대학 졸업 후 사회에 나온 뒤로부터 15년간 줄곧 기자로서 ‘개인플레이’하던 것과 달리, 조직이 정한 역할의 범위 안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여전히 낯설기도 하다.
위계질서가 보다 선명한 조직 안에서 일하며 깨닫는 것이 있다면 바로 ‘태도의 힘’이다. 어떤 상황, 어떤 도전에 맞닥뜨렸을 때 어떤 태도로 임하느냐, 그것이 그 사람의 앞날을 가르는 것 같다. 누군가의 미래를 내다보려면 지금 그 사람의 태도를 보면 된다. 태도는 방향타이자, 추진기 역할을 한다.
A라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는 어떤 한 가지 실수를 반복하곤 한다. 주변에서 지적해도 그때뿐이다. 말로는 “죄송하다. 앞으로 주의하겠다”고 하지만, 똑같은 실수는 계속된다. 그는 사실 그 실수를 중요한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다. 그는 1년 후, 10년 후에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살아갈 것이다.
B도 어떤 한 가지 실수를 반복한다. 그 역시 “죄송하다. 앞으로 주의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B는 A와 달리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애쓴다.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지 돌아보고,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노력한다. 실수의 횟수는 차차 잦아들고, 머지않아 그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
A와 B의 차이는 결국 태도다.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겸허함을 탑재했느냐 아니냐의 차이다. 자기가 틀렸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객관화할 줄 안다. 문제와 자신을 분리해서 바라보고, 문제를 제거해 더 나은 자신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니 문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부단히 개선하고자 노력한다. 자기 질문, 수용성, 성실함. 훌륭한 태도를 가진 사람은 보통 이런 것들을 함께 갖추고 있다.
나이 들수록 자기 질문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갈수록 내가 본 것,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기회가 늘어가기 때문이다. 나이 마흔쯤 되면 질문보다 확신이 더 많아지는 때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확신보다 질문이 쌓이는 속도가 더 빠르다.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스스로 질문을 이어가며 내 안의 답을 갱신하는 것뿐이다. 세상은 쉬지 않고 흘러가고, 답도 끊임없이 바뀌는 세상이니까.